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점포 수 확대에 속도를 내는 대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점포 수를 늘린다고 해도 수익성이 함께 좋아지기 어려운 사업구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아세븐, 편의점 차별화로 3등이 살 길을 찾다

▲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2분기에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데 이어 하반기에 점포 구조개선과 점포 차별화를 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성장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그동안 수익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고 수익성 개선에 힘쓴 결과”며 “앞으로 점포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보다 업계를 이끄는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하반기에 ‘점포 차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힘쓰기로 하면서 카페형, 사무실형, 복합상품형 등 상권에 맞는 다양한 콘셉트의 점포를 선보이기로 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이 처음 카페형 매장과 편의점커피를 선보인 뒤 업계에 보편화됐듯 앞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끄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의 성장도 코리아세븐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세븐은 최근 8년 동안 꾸준히 점포 안에 현금입출금기(ATM)를 설치해 현재 4천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전체 현금입출금기의 90%에 이른다.

GS25와 CU 등 다른 편의점이 현금입출금기 대신 출금만 가능한 현금지급기를 중점적으로 설치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리아세븐은 롯데그룹의 카카오뱅크와 유통·금융부문 융합 업무협약 체결로 카카오뱅크 이용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커졌다.

코리아세븐은 점포 수로만 보면 확고한 업계 3등으로 주저앉았지만 최근 편의점 점포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점포 수 확대전략을 펼치기 힘들어졌다.
 
코리아세븐, 편의점 차별화로 3등이 살 길을 찾다

▲ 세븐일레븐 남대문카페점.


8월 기준 편의점 수는 GS25와 CU가 1만2천 개를 넘긴 반면 3위인 코리아세븐은 9천 개가량에 머물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편의점업계지만 코리아세븐이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4천여 개 점포를 추가로 내야하는 만큼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편의점 점포 수의 급증으로 편의점 점포당 수익이 하락세가 뚜렷한 점도 출점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GS25, CU, 코리아세븐 등 업계 3곳의 점포당 매출액은 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8월 지난해 8월보다 3.3% 줄었다.

코리아세븐은 경쟁사들과 달리 미국 세븐일레븐에 기술사용료를 내야 한다.

미국 세븐일레븐에 순매출의 0.6%를 기술사용료를 지급하는 데 점포 수를 늘려 매출이 증가할수록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

코리아세븐은 GS25나 CU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가맹점주들의 선호도가 낮은 만큼 점포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직영점포나 위탁점포를 선택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편의점사업은 점포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가맹점주의 역할이 중요하다. 직영점포나 위탁점포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불리한 이유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