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가구전문회사인 현대리바트를 중심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영역을 종합인테리어부문까지 넓히고 있다.
정 회장은 리빙사업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산업자재와 건설자재 등을 유통하는 현대H&S를 가구회사 현대리바트에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해 인테리어사업 진출에 의지를 보였다.
현대리바트는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건설업과 자재유통 경험, 안정적인 해외조달능력 등을 바탕으로 인테리어부문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종합인테리어회사가 되기 위해 수많은 건자재의 조달능력이 필수”라며 “현대리바트는 장기적으로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현대H&S를 통해 인테리어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리바트 주가도 흡수합병 발표 이후 이틀 동안 2700원(12.6%) 올랐다. 19일 2만4100원에 장을 마쳤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미국 주방용품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와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해 현대리바트가 주방용품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실었다.
윌리엄스소노마는 연매출 5조 원을 올리는 글로벌회사로 국내에서 판매되기 전부터 ‘직구’가 유행할 만큼 인기가 높다.
정 회장은 생활가전과 생활용품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리바트는 4월 살균 탈취기와 싱크볼 살균기 등을 내놓은 데 이어 국내외 중소기업과 협업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가전과 소품을 함께 판매하는 생활용품 브랜드 ‘리바트홈’을 선보이고 올해 상품을 3500여 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 정 회장은 미국 주방용품 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와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
현대리바트를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영역을 가구를 제조하고 판매하던 수준에서 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모든 것으로 넓히고 있는 셈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방식은 ‘주방 공간’ ‘거실 공간’ 등으로 공간을 나누고 그 안에 필요한 것들을 함께 구매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객들이 가구 따로, 가전 따로 구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간인테리어는 개별 디자인뿐 아니라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해 자재와 소품 등 조화를 중시하는 추세”라며 “여러 제품군을 갖고 있으면 욕실, 주방, 거실 등 집단장을 할 때 관련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인테리어시장의 높은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테리어시장의 규모는 14조 원인데 2020년까지 연평균 14%씩 성장해 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조직개편을 통해 ‘리빙콘텐츠’ 담당부서를 신설했다. 중장기적으로 해외 리빙트렌드를 국내에 알리기 위해 ‘리빙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