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씨의 갑작스런 사망 이틀째인 28일 각계각층의 애도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신씨는 가수로서 대중문화계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행동하는 뮤지션이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유세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5월 추모공연 무대에도 올라 열창을 아끼지 않았다.
|
|
|
▲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해철씨의 빈소에 조문객이 애도를 표시하고 있다.<뉴시스> |
그는 ‘100분 토론’ 같은 시사프로그램에도 출연해 간통제 폐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으며 지난 7월 '바른음원협동조합' 창립에서 격려사를 하는 등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 문화계 등 고인과 과거 인연을 맺었거나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이 신씨의 사망소식에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28일 트위터를 통해 “제가 아는 신해철 씨는 불합리한 것에 앞서서 당당하게 맞서는 용기를 가진 멋진 사람이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추모글을 올렸다.
문 의원은 지난 27일 트위터에 “아침마다 신해철 씨가 깨어났는지 검색하게 됩니다. 저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닿아 빨리 털고 일어나길 기도합니다”며 신씨의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사망소식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서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았던 마왕의 빈자리는 지금보다 살아가며 그 크기가 커져갈 것입니다. 신해철씨, 당신의 팬이었음에 행복했습니다.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SNS를 통해 “사람을 사랑하고 올바름을 지향하던 아름다운 사람..신해철..잘 가세요..”라고 영면을 기원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어제 국정감사 중 가수 신해철의 비보를 접했습니다. 심장에 이상 있어 치료중이란 보도에 쾌유를 빌었지만, 46세의 한창 나이에 요절하니 라디오에 들려오던 그의 노래가 그리워집니다.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위로를, 신해철 팬들에게도 신해철을 잊지 말자 말씀드립니다”라고 애도를 표시했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가수 신해철이 하늘로 떠났습니다. 그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지만, 그의 노래는 영원하길..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의 글과 함께 고인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 가사 전문을 올렸다.
신해철씨의 대학후배인 장진영 변호사는 고인과 일화를 밝히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장 변호사는 “1990년 서강대 인문대 강의실 칠판에 유난히 자주 띄는 이름이 있었지요. 87학번 신해철. 서강대에 결석초과낙제 제도인 FA 제도가 있어서 4회 이상 결석하면 그 과목 강의실 칠판에 경고가 쓰여졌지요. 무한궤도 활동으로 학교에 나오지 못했던 선배 신해철을 저는 그렇게 칠판에서만 볼 수 있었지요. 그 이후 신해철 선배가 걸어간 길을 보면서 꼭 한 번 만나고 싶었고 그럴 날이 가까이 온 것 같았는데, 그 꿈이 이렇게 허무하게 져버리다니..”라고 썼다.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트위터에 ‘그대에게’를 부르는 고인의 공연 영상을 링크하면서 애도를 나타냈다.
조 교수는 “이 노래는 지난 대선 시기 야권단일후보 문재인 선거캠프의 노래이기도 했다”며 “신해철은 당시 이전과 달리 노래 사용을 허가했다. 2012년 겨울 광화문 광장에서 울려 퍼진 그대에게를 기억하며, 한 번 더 마왕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고인과 함께 그룹 ‘무한궤도’ 멤버로 대학가요제에 출전했던 20년 지기 조현문 변호사도 사망소식을 접하고 눈물을 흘리며 애도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변호사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현재 호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계 인사들의 애도 메시지도 줄을 잇고 있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신해철 님의 명복을 빕니다. 삶과 죽음이 이토록 가깝군요. 살아있는 동안 가진 것을 나누고 더 사랑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의 말을 여기 대신합니다. 천사는 지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안도현 시인은 “사람은 떠나고, 짐승만 남았다. 아, 신해철”이라고 적어 비통함을 드러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도 “신해철. 지식인, 정치인의 허위를 광장에서 단 한마디로 날려 보내던 신해철”이라며 “그 인격, 지성, 음악으로 스스로 시대의 예술가가 되었던 신해철. 당신은 그런 예술가였기에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있습니다. 그곳에서도 유쾌하게 사시길 기도합니다”라고 애도했다.
신씨는 지난 22일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긴급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6일 만인 27일 오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