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수소전기차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전기차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4년에 처음으로 친환경차 중장기전략을 발표한 뒤부터 전기차 출시확대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중장기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미래전략, 수소차는 '장거리' 전기차는 '단거리'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와 기아차가 2014년 11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12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6종, 전기차 2종, 수소전기차 2종 등 모두 22종의 친환경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6월 부산모터쇼에서 새로운 친환경차 중장기전략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10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8종, 전기차 8종, 수소전기차 2종 등 모두 28종의 친환경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출시계획에 각각 2종, 6종을 추가했고 하이브리드차 출시계획에서 2종을 축소한 것이다.

현대차가 17일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공개하면서 새롭게 발표한 친환경차 중장기전략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3종을 추가했다.

현대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수소전기차를 내세우고 있지만 친환경차 중장기전략의 변화를 놓고 보면 전기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의선 부회장도 6월13일 코나 공개행사에서 “현대차는 2020년까지 14개 친환경차를 추가로 출시하는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하이브리드차, 플러그하이브리드차도 있지만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궁극적으로 수요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의 친환경차 등 미래차 전략을 주도하면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우열관계가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회사 가운데 현대차, 토요타, 혼다만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시장이 몇 년 새 급격히 성장한 반면 수소전기차시장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출시하고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현대차와 토요타는 미래의 친환경차로 꼽은 수소전기차시장을 선점했지만 테슬라가 선전하고 중국이 전기차 지원정책을 펼치면서 전기차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정의선 현대차 미래전략, 수소차는 '장거리' 전기차는 '단거리'  
▲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핵심기술인 연료전지시스템 성능향상과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춰 수소전기차 보급의 확대를 추진한다. 하지만 관련기술 개선과 수소충전소 설치 등 수소전기차 대중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이르면 2035년에야 수소전기차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그전까지 전기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초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출시해 토요타에 빼앗긴 수소전기차 주도권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투싼ix 수소전기차를 출시했지만 투싼ix 수소전기차의 누적 판매량은 862대에 불과하다. 토요타가 2014년에 선보인 수소전기차 미라이의 누적 판매량인 3700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580km 이상으로 투싼ix 수소전기차의 415km를 크게 앞지른다. 최고출력은 163마력으로 기존보다 20% 이상 높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