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밀크’를 유료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밀크의 무료 서비스에 강력히 반발하자 결국 삼성전자가 한 발 물러났다.

  홍원표, 삼성전자 밀크 부분 유료화로 전환  
▲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
하지만 삼성전자가 밀크의 ‘완전유료화’가 아닌 ‘부분유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저작권협회와 갈등이 다시 불거질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삼성전자가 공식 블로그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밀크를 유료화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중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를 추가할 것”이라며 “밀크를 통해 기존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가치있는 음악 콘텐츠를 제공하고 저작권자에게도 더욱 유익한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대응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밀크의 음원 제공사인 소리바다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저작권협회는 삼성전자가 계약대로 밀크를 유료화하지 않고 있다며 소리바다와 계약을 모두 해지하고 음악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13일 밝혔다.

밀크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지난달 24일부터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현재 밀크는 소리바다가 보유한 360만 곡 이상의 음원을 사용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밀크는 사용자들이 다양한 음악을 더욱 쉽고 편리하게 즐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서비스 3주 만에 130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는 등 국내 음원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자체집계 결과 인기곡 외에 인디나 힙합, 클래식, 월드뮤직 등 다양한 음원을 듣는 사용자 비율이 전체의 7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밀크를 통해 폭넓은 음원수요를 창출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밀크를 통해 국내 음악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고객뿐 아니라 저작권자 등 음악업계 관계자들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밀크의 무료 서비스 논란과 관련해 저작권협회에 일단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삼성전자는 이미 저작권료를 모두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밀크 무료 서비스가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삼성전자가 지금의 무료 서비스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의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유료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료 서비스의 경우 광고를 추가하는 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리바다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밀크는 합법적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서비스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리바다는 “저작권협회의 계약해지는 일방적 통보였다”며 “기존에도 저가나 무료로 제공되는 다른 음원 서비스가 있었는데 밀크에만 단순히 유무료 잣대를 들이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소리바다는 “음악저작권 3개 단체와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는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만 해지를 통보한 상태”라며 “나머지 한국음반산업협회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은 밀크 서비스 지속에 이견이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밝혔다.

소리바다는 이번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