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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가 시험운행하는 영국제 2층 버스 |
2층버스가 다음달 중순 우리나라 도심에도 등장한다.
경기도가 광역버스 노선에 2층버스를 3주 동안 시험운행하기로 했다. 대중교통 혼잡을 막는 대안으로 떠오른 2층버스가 안전성 논란을 딛고 국내에서도 정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도는 다음달 중순 광역버스 노선에 2층버스를 투입하고 3주 동안 운행한다고 6일 밝혔다. 국내에서 2층버스가 광역버스 노선에서 운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는 수원·남양주·김포 등 경기도 일부지역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 노선 가운데 3개 노선을 선정해 1주일씩 시험운행한다.
다음달 8일 평택항을 통해 경기도에 들어오는 2층버스는 영국산으로 탑승 가능 인원은 79명이다.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ADL)에서 만든 엔비로500 모델로 길이는 12.86미터에 폭 2.55미터, 높이 4.15미터의 크기다.
경기도 관계자는 “시험 운행기간 승객과 운전자 입장에서 다양하게 평가를 한 뒤 국내 교통사정에 맞는 버스기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2층버스를 시험운행해 본 뒤 국토교통부, 교통안전공단, 경기개발연구원, 시군 및 버스업계 등과 함께 국내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광역버스에 입석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뒤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 불편이 가중됐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2층버스는 경기도 주민의 도심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거론됐다. 남경필 경기지사 역시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핵심공약으로 이를 내세웠다.
2층버스는 40~50석 일반 좌석버스의 2배 인원을 수송할 수 있으면서도 지상공간 점유나 회전반경, 주차장 면적 차지 비율이 기존 버스와 같아 교통혼잡을 유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탑승가능 인원이 느는 만큼 수익도 일반버스에 비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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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경기도지사 |
그러나 단점도 많다. 하루 운영비가 70만 원 가량 소요돼 일반버스 운영비 45만원의 1.5배에 이른다.
도입가격과 제작기간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2층 버스는 대당 가격이 6억 원 가량으로 1억5천만 원 가량인 일반 좌석버스의 4배다. 또 주문제작 방식인 탓에 제작기간도 길다. 차량전복 등 안전문제에 대한 논란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층 버스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되는 만큼 철판 제작인 국내 일반버스에 비해 내구성이 높다고 본다. 일반버스는 내구 연한이 9년인데 비해 2층 버스는 20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차량의 좌우 기울기가 28도 수준으로 시간당 풍속 200km까지 운행할 수 있어 안전성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국토부도 광역버스 입석금지 정책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중장기대책으로 2층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2층버스 보조금으로 37억 원을 내년 예산에 책정해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상태다.
2층버스는 1991년 시청과 과천 시내버스 노선에서 시험운행된 적 있다. 당시 대우, 현대, 대림 등 3개 회사가 87~91인승 3대를 도입해 서울시에 기증했다. 하지만 높이가 4~4.2미터로 시내운행에 적합하지 않아 시범운행에 그치고 말았다.
현재 국내에 23대의 2층버스가 있으나 대부분 43인승으로 관광용으로만 운행중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