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동영상뉴스] 문재인, '노무현의 운명' 짊어지고 대통령 되다  
▲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노 전 대통령이 별세한 뒤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을 거쳐 18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석패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 의원들의 집단탈당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인재영입을 통해 극복했다.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고 정국이 소용돌이치면서 정권교체의 열망을 실현해 줄 대선후보로 줄곧 선두를 유지했고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 파란만장한 학생시절

문 대통령은 1953년 1월24일 경상남도 거제군에서 문용형씨와 강한옥씨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산 남항초등학교, 경남중학교, 경남고등학교를 거쳐 경희대학교 법학과에 문과 수석으로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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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의 학창시절 모습.
고등학생 시절부터 3선 개헌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해 퇴학된 뒤 복학하기도 했다. 군대를 특전사로 다녀온 데도 시위에 참여한 전력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978년 제대한 직후 아버지가 별세하자 장남으로서 잘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에 사법시험에 도전했다. 다음해 1차시험에 합격했고 1980년 민주항쟁에 참가해 청량리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에서 2차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고 판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운동권 경력 때문에 임용되지 않았다. 유명 로펌에서 영입 제의를 받자 “법률가는 억울한 서민을 도와야 한다”고 거절했다.

◆ 문재인과 노무현

문 대통령은 1982년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 법률사무소를 열면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1988년 노 전 대통령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추천해 정계에 들여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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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노무현 정부 수석비서관 시절)과 고 노무현 대통령.
그는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첫 청와대 민정수석이 됐는데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당신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니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어쩔 수없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건강악화로 1년 만에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2004년 노 전 대통령이 탄핵되자 즉시 돌아와 대통령 대리인단에 참여했다. 그 뒤 청와대에 다시 들어갔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으로 말했을 정도로 문 대통령과 친밀한 사이였다.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5월23일 서거했을 때도 문 대통령이 장례절차와 관련된 모든 일을 도맡았다.

문 대통령은 2011년 내놓은 자서전 ‘운명’에서 “당신(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 못하게 됐다”며 “운명 같은 것이 나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정치인 문재인, 패권주의 덫과 싸움

문 대통령은 2012년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그 뒤 18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100만 표 차이로 패배했다. 역대 대선 가운데 1위와 2위의 득표 격차가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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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
그는 대선 패배 6개월 만인 2013년 6월 정치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그 뒤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부터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와 계속 대립하면서 대선후보로 위상을 지켰다. 그 여세를 몰아 2015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2015년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하고 2015년 12월 안철수 의원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비문재인’ 세력이 집단으로 탈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문 대통령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비롯한 외부인사를 영입해 위기를 넘어섰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2016년 4월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한 것은 물론 유력 대선후보로 다시 조명을 받았다.

그해 10월부터 박근혜 게이트가 본격화되면서 ‘문재인 대세론’도 힘을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치러진 장미대선에서 줄곧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린 끝에 2017년 5월9일 치러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