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과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까?
한국석유화학협회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허 BU장을 석유화학협회 회장으로 재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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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 |
허 BU장은 “차기 한국석유화학협회장이 결정되지 않고 있는데 이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 없어 연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허 BU장은 애초 롯데케미칼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협회장 연임을 고사했는데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의 다른 화학기업의 CEO들이 협회장 자리를 맡지 않겠다고 하면서 연임을 하게 됐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을 위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등 국내의 굵직한 석유화학회사들이 대부분 가입한 협회다.
이 협회의 정관에 따르면 각 회사에서 대표자는 1명만 등록할 수 있고 대표자만 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허 BU장이 협회장을 연임하면서 협회에서 롯데케미칼을 대표하는 자격은 김교현 사장이 아닌 허 BU장이 맡게 됐다.
허 BU장이 협회장 연임을 수락한 데는 김교현 사장과 역할분담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허 BU장이 그동안 롯데케미칼 대표로 롯데그룹 화학사업을 사실상 총괄해 왔는데 롯데그룹 화학BU장을 맡으면서 옥상옥의 구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허 BU장이 협회장을 연임하면서 허 부회장은 대외적 업무와 함께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롯데BP화학 등과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김교현 사장은 롯데케미칼에 더욱 전념하도록 역할분담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허 BU장은 이날 열린 협회 정기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롯데그룹의 고부가가치 화학사업을 어떻게 키울지 묻는 질문에 “롯데정밀화학을 중심으로 계획을 짤 것”이라며 “BU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는데 이런 분석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김교현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해외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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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
허 BU장은 이 자리에서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타이탄을 계획대로 상장할 것”이라며 “실무자들이 정확한상장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김 사장이 타이탄 상장을 지휘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타이탄은 현재 롯데케미칼에서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해외 계열사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서 타이탄의 비중은 30%에 이른다.
김 사장은 타이탄을 롯데케미칼의 알짜회사로 탈바꿈시킨 공로로 올해 롯데케미칼 사장에 올랐다. 김 사장은 이때의 경험을 살려 타이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이 타이탄을 상장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싱가포르의 방향족제품제조회사 주롱아로마틱스의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을 넉넉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타이탄이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되면 1조7천억 원에서 2조3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