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플랜트 발주시장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해외의 신규수주 부진을 국내 주택사업으로 만회해왔는데 앞으로 해외에서 수주를 회복하면 실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테크니카스리유니다스(Tecnicas Reunidas)과 플루어(Fluor), 페트로팩(Petrofac) 등 글로벌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플랜트 발주시장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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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니카스리유니다스, 플루어, 페르로팩 등 해외 주요건설사들이 올해 글로벌 플랜트 발주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의 건설기업 테크니카스리유니다스는 1일 열린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발주시장은 1년 전, 6개월 전보다 개선되고 있다”며 “2017~2018년에 걸쳐 시장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테크니카스리유니다스는 올해 유가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있어 오일과 가스 등의 석유화학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국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에서 안정화하자 그동안 발주를 미뤄왔던 정유플랜트 프로젝트의 입찰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동 국영석유기업들은 이미 취소됐거나 지연됐던 프로젝트들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설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들도 수년 전부터 생산원가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해온 덕에 올해 다수의 프로젝트를 놓고 최종투자결정(FID)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국영석유기업과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들이 해외 대부분의 석유화학플랜트를 발주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이 투자를 확정할 경우 국내외 건설사들의 수주환경이 개선될 공산이 크다.

미국 엔지니어링기업 플루어도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최근 2년은 발주처들이 발주를 놓고 확신하지 못해 EPC(설계, 구매, 시공)산업이 불황에 빠졌던 시기”라며 “몇년 동안 억눌렸던 투자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업황이 바닥에서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플루어는 올해 입찰이 예정된 프로젝트의 규모가 금액 기준으로 최근 2년 평균치와 비교해 5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에너지플랜트 전문기업 페트로팩은 현재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규모만 100억~120억 달러에 이른다며 올해 수주회복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페트로팩은 지난해 19억 달러의 일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 발주시장이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이탈리아 엔지니어링기업 사이펨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전반적으로 부진한 발주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감산에 합의했지만 건설산업의 업황이 바뀌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감산 합의로 유가는 현재 배럴당 50달러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유가가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과거에 수주를 크게 늘릴 당시와 비교하면 유가가 여전히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이라 예전 수준의 발주를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이펨은 “석유개발기업들이 설비증설에 투자하려는 계획을 연기하며 최종투자결정(FID)를 하지 않고 있어 가격협상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 상황을 다르게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