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성장성 높은 업체들의 코스닥 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장 문턱을 낮췄다.
코스닥의 성장성 회복이 필요한 상황에서 ‘덩치확대’와 ‘내실강화’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기준을 완화해 신성장업체들을 유치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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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7년 업무추진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장정책을 기존 진입심사에서 상장유치로 전환하겠다”며 “우량기술기업, 업종별 선도기업, 4차산업기업 등 신성장업체들을 중점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1월부터 기술성장기업의 특례상장을 확대하고 성장성 높은 기업의 경우 적자를 보더라도 상장을 허용하는 등 상장요건을 완화했다.
과거 재무실적을 중시하던 상장심사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가치에 역점을 둬 혁신업체들의 코스닥 상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기술은 있지만 투자금이 부족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던 업체들이 코스닥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코스닥 공모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모시장이 활발해지면 코스닥의 파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스닥은 지속적으로 외형이 커지고 있지만 지난해 성장성이 크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코스닥에 새롭게 입성한 업체는 82곳으로 2015년보다 32.8% 줄었다. 신규상장업체가 줄면서 공모금액도 2015년보다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공모금액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평균적으로 매년 90% 넘게 늘었다.
증권시장의 외형을 대표하는 시가총액은 2016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기준으로 201조5천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기준보다 1천억 원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글로벌 위환위기를 겪었던 2008년 이후 8년 만에 역성장했다.
코스닥의 성장은 한국거래소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등을 독립시켜 자회사 삼는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데 코스닥시장본부가 분리될 경우 코스닥은 독립된 시장으로 자체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내실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새롭게 마련했다.
완화된 심사기준을 거쳐 코스닥에 새롭게 유입될 기업들 탓에 코스닥 전체의 건전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비책을 준비한 셈이다.
올해부터 코스닥 신규상장법인은 상장 후 2년 동안 연 1회씩 의무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어야 한다. 기업분석보고서 발행횟수도 기존 2년 4회에서 3년 6회 이상으로 확대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올해 안에 상장주관사를 평가하는 상장주관사 성과관리제도도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김재준 위원장은 22일 간담회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제일홀딩스,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이 올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코스닥 공모금액은 3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