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애경유화 주가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에 급락했다.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화학회사 주가도 동반해 부진했다.
31일 LG화학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96%(8천 원) 내린 26만2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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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
애경유화는 하락폭이 더 컸다. 주가는 7.47% 급락해 1만1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상무부가 27일 두 회사가 생산한 가소재(DOTP ·PVC제품 첨가제)에 각각 5.75%, 3.96%의 예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이 30일 알려지면서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예비관세는 관세를 먼저 부과한 뒤 최종 판정이 다르게 나올 경우 차액을 돌려주거나 차액을 부과하는 것이다.
상무부는 앞으로 한국에서 가소재를 수출하는 모든 기업에도 4.47%의 예비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한국산 화학제품에 반덤핑관세 부과방침이 정해지면서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 등 화학회사들도 일제히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화학업계가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사실상 첫번째 대상이 된 셈이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4.08%, 한화케미칼 주가는 4.22% 내려 장을 마감했다.
화학업계는 미국 수출물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반덤핑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수출물량이 지난해 기준으로 4천t이 안될 정도로 적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최종 판정이 나올 때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애경유화도 “미국 수출 물량은 1만t 내외로 전체 매출의 3% 미만”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20조6593억 원, 영업이익 1조9919억 원을 냈다. 2015년보다 매출 2.2%, 영업이익 9.2%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1년 이래 5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애경유화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50억1027만원으로 전년보다 132.3% 늘어났다. 매출은 8677억4314만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4.9% 줄었다.
화학업종은 저유가로 원료가격이 떨어진 반면 제품가격이 수요증가로 상승세를 이어간 덕분에 지난해 호황을 누렸다. 올해 실적전망도 밝은 편이다.
그러나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비중이 높고 국내 생산설비 의존도가 높은 한국 석유화학산업에 트럼프 정책의 리스크가 큰 만큼 원가구조 개선과 시장 다변화 등의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