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나노 반도체 생산 5배로 늘릴 계획,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율 부진에 자신감 보여

▲ TSMC가 2027년까지 2나노 공정 파운드리 생산 설비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수율 부진에 자신감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가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양산하는 제20 공장 예상 조감도.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애플과 AMD, 인텔 등 대형 고객사 주문을 확보한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을 비롯한 경쟁사에 위탁생산 수주 물량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21일(현지시각) IT전문지 WCCF테크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 부진이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지배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CCF테크는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가 2027년까지 2나노 반도체 생산 능력을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최대 월 20만 장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TSMC의 7나노 이하 미세공정 파운드리 가운데 가장 많은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셈이다.

현재 TSMC는 연내 양산을 목표로 2나노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생산 능력은 4만 장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말에는 2나노 출하량이 10만 장, 2027년 말에는 20만 장에 이르며 올해와 비교해 5배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TSMC가 이처럼 최신 반도체 파운드리 설비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배경은 애플과 엔비디아, AMD와 퀄컴, 인텔과 미디어텍 등 고객사의 강력한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기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성능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TSMC의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을 서둘러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대형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노려 2나노 파운드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기존 3나노 공정에서 수주 경쟁에 사실상 패배하고 2나노 반도체 생산 수율도 아직 충분하지 않은 수준으로 추정돼 다소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WCCF테크는 “TSMC는 높은 수율로 외부 고객사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를 위탁생산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TSMC가 2나노 파운드리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가 대형 고객사 수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제적 투자로 안정적 공급 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은 파운드리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TSMC는 2나노 반도체의 심각한 공급 부족을 예측해 공격적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단가 인상과 물량 증가가 모두 TSMC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