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차입금 의존도 높아져 불안, 이우봉 해외사업과 재무안정성 양쪽서 힘겨운 씨름

▲ 이우봉 풀무원 총괄CEO가 풀무원의 외형성장과 재무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풀무원>

[비즈니스포스트] 이우봉 풀무원 총괄 최고경영자(CEO)가 풀무원 해외사업의 성장과 재무 안정성을 모두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사업의 만성적 적자로 지속적 현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고, 과도한 차입금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 켜진 풀무원

풀무원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이 1조2340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총차입금 의존도 역시 53.2%에 이른다.

풀무원의 총차입금 의존도는 2022년부터 50%를 넘긴 뒤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총차입금 의존도는 총차입금(단기차입금 및 장기창입금과 사채, 유동성장기부채 등 부채 등 차입금의 총액)을 총자산(기업이 보유한 모든 자산의 합계)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지표다.

통상적으로 총차입금 의존도가 20%를 넘으면 재무 안정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데 풀무원은 50%로 이런 기준치를 훌쩍 넘긴 것이다.

총차입금 의존도가 50%를 넘어선다는 것은 기업자산의 절반 이상이 차입금으로 조달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자비용의 압박을 심하게 받는 것을 뜻한다. 

부채비율도 2025년 1분기 303.1%로 2024년 말 299.6%에서 더 높아지면서 금융권 한계 권고치 20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바라본다.

이주호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풀무원은 2025년 3월 말 기준으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사업 실적과 주력 자회사의 신용도가 개선되고 차입금 의존도가 낮아지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하락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익 내지 못하는 해외사업, 이우봉 부진 고리 끊기 안간힘

풀무원이 이처럼 재무위기를 겪은 원인 가운데 하나로는 해외사업의 부진이 꼽힌다.

풀무원의 해외식품부문은 2015년 뒤 한 번 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해외 식품부문의 지난 5년간 영업손실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362억 원, 2020년 -42억 원, 2021년 -265억 원, 2022년 -455억 원, 2023년 -222억 원, 2024년 -55억 원을 보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점은 미국 법인이 현지생산 확대를 통해 물류비를 대폭 절감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풀무원 미국 법인은 해외매출의 6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서 해외사업의 성패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의 올해 주요 사업추진 전략은 해외사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며 "풀무원은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 중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이슈에서 자유로운 만큼 미국 사업의 성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우봉 총괄CEO는 풀무원이 진출한 해외 나라들에서 사업개편을 추진하고 신규 시장 개척을 병행하면서 해외사업의 부진 고리를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 차원에서 중국에 있는 비주력 법인을 매각하거나 미국의 두부생산기지를 증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우봉 총괄CEO는 올해 초 취임사에서 "풀무원의 지난해 해외사업은 아쉬운 실적을 거뒀지만 미국 사업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올해는 기존 해외사업을 혁신해 성장에 집중하면서 획기적 쇄신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풀무원은 올해 초 풀무원 자회사 풀무원건강생활의 중국 충칭 법인 '푸메이뚜어러훠 유한공사' 지분 100%를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현지 업체에 매각했다.

풀무원은 그동안 중국에서 냉장·신선식품 사업을 꾸려가는 한편, 중국 충칭 법인에서는 소규모로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사업을 펼쳐왔는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번에 매각을 단행한 것이다.

풀무원은 앞으로 베이징과 상하이 법인의 두부 및 냉장면 등 신선식품 사업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총괄CEO는 미국에서는 두부 사업이 지속해서 성과를 보임에 따라 이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풀무원의 미국 법인(풀무원USA)은 지난해 두부 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이 나왔는데 이는 2023년과 비교해 12.1% 증가한 수치다.

이 총괄CEO는 미국 현지 수요가 급증하는 데 대응해 생산량 확대를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아이어 두부공장을 증설에 나섰다. 

이 공장은 올해 9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달마다 1400만 모, 연간 1억6800만 모까지 두부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우봉 총괄CEO는 1962년 태어나 강원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동국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1988년 풀무원식품에 공채 4기로 들어가 2019년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이사를 거쳐 2023년에는 풀무원 전략경영원장을 역임했으며, 2025년 1월 풀무원 총괄CEO에 올랐다.

특히 이 총괄CEO는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를 맡고 있을 때 흑자전환을 이끈 경험이 있어 풀무원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