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올해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을 통해 얻은 성과를 내년에도 이어가기 위해 힘쓴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투자자들의 ‘차이나디스카운트’에도 불구하고 4년여 동안 뚝심있게 중국기업 실사를 진행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펼쳐 올해 성과를 거뒀다.
◆ 신한금융투자, 중국기업 국내증시 상장 물꼬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내년에 국내증시 상장을 목표로 중국 바이오업체인 ‘트리플엑스인터내셔널바이오’과 ‘그린소스인터내셔널’, ‘푸젠진카오바이오’ 등을 상장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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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중국기업 상장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내년에 이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마무리되면 내년 중국기업 상장실적에서도 앞서나갈 발판이 마련된다.
올해 국내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6곳인데 이 가운데 '크리스탈신소재' '로스웰인터내셔널' '헝셩그룹' 등 3곳의 상장을 신한금융투자가 주관했다.
이에 힘입어 투자금융(IB) 수수료수익도 크게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기준 투자금융 수수료수익 467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억 원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기업 상장에 따른 수수료수익이 118억 원가량이다.
신한금융투자가 고섬사태와 중국원양자원사태에 따른 ‘차이나 디스카운트’에도 뚝심있게 중국기업의 국내상장을 추진해온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투자가 올해 상장한 중국기업들은 4년 반 만에 국내증시에 상장한 곳들이다.
중국기업인 ‘중국고섬’이 2011년 코스닥에 상장한지 두달 만에 1천억 원대 규모의 분식회계가 적발돼 상장폐지된 뒤 중국기업들은 투자자들의 불신 때문에 4년 반 동안 국내증시에 상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는 중국기업의 신뢰를 올리는 데 주력했다. 중국기업의 기업공개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을 9명으로 늘리고 중국 현지실사도 여러 해에 걸쳐 진행해 건실한 중국기업을 선별하는 등 중국기업 상장을 뚝심있게 추진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2010년부터 꾸준히 해외기업 국내 상장업무를 추진해온 성과가 올해 나타난 것”이라며 “오래동안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를 추진해온 만큼 이와 관련된 해외 인프라와 인적 네트워크 등이 갖춰져 있어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9월 중국원양자원의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다시 중국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코스닥에 상장한 국내기업들에서도 사건이 발생하듯 기업의 부실 여부는 기업의 국적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주관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건들을 거치며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심사 요건과 주관사의 실사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의 우려가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내년 중국기업 국내증시 상장 속도붙나
신한금융투자가 상반기에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다른 국내증권사들도 하반기부터 다시 중국기업 기업공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유안타증권(골든센츄리), 유진투자증권(오가닉티코스메틱), NH투자증권(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 등은 10월에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을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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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 전경. |
이에 힘입어 내년부터는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이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이 상장에 앞서 적극적인 배당을 약속하고 한국사무소 운영, 주주와 소통강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국내증시 상장에 긍정적인 면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를 ‘외국기업 상장재개 원년’으로 선포하고 해외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을 독려한 데 이어 내년도에도 해외 우량기업이 국내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기로 했다.
다만 한미약품 사태 등으로 바이오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데다 한국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되면 중국기업의 국내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중국기업이 국내증시에 상장되는 것을 원할 때 상장주관업이 시작되는 만큼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상장주관과는 큰 관계가 없다”며 “사드배치 및 바이오기업과 관련된 우려가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