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네이멍 자치구 중남부 바오터우에 위치한 희토류 노천 광산. <연합뉴스>
해외 고객사가 미국과 중국 사이 관세와 수출통제 등 조치가 강화되기 전에 미리 수입량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3월 희토류 수출은 지난해보다 20.3% 증가한 5600톤으로 나타났다.
SCMP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와 같은 보도를 내놨다. 4월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로 제어봉에 쓰이는 산화디스프로슘은 4월 수출이 지난해보다 24.1% 늘었다.
해외 고객사가 미국과 중국 사이 이른바 ‘무역 전쟁’을 우려해 희토류 수입을 선제적으로 늘힌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올해 1월 출범 직후 대 중국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뒤 추가 관세율을 4월까지 145%로 단계적으로 높였다. 중국도 125% 맞불 관세를 놨다.
또한 중국 당국은 디스프로슘과 루테륨을 비롯한 7종의 광물을 수출통제 목록에 올렸다고 4월4일 발표했다.
다만 양국은 이번 달 12일 공동 성명을 통해 90일 동안 관세 인상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SCMP는 “해외 구매자가 수출통제 조치에 앞서 희토류를 비축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구매자는 희토류가 포함된 영구자석을 확보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구하기까지 했다”라고 전했다.
17종으로 구성된 희토류는 독특한 화학 성질상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및 첨단 국방기술 등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를 점유했다.
중국개발증권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희토류 지배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국가가 경쟁 체제를 구축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희토류 무기화를 지속해 미중이 앞으로 이어갈 무역 회담에 희토류를 의제에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CMP는 “미국 제조업체는 중국의 수출 통제로 차질에 직면하고 있다”며 “베이징과 워싱턴 사이 추가 회담에 희토류 무역이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