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 이후 통신 소비자 5명 중 4명이 2차 피해로 금융사기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이동통신 전문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간 진행한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요소(3순위까지 복수응답)로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87%)’를 꼽았다.
 
통신소비자 5명 중 4명 "SK텔레콤 유심 해킹으로 금융사기 2차 피해 우려"

▲ 21일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통신 소비자 5명 가운데 4명이 유심 해킹 사고에 따른 금융사기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보이스피싱 등 범죄 악용(82%) △휴대폰 불통(42%) △가상자산 계정 탈취(41%) △국가·사회적 보안 악영향(3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95%가 이번 유심 해킹 사고에 대해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40대(97%)와 50대 이상(98%)은 거의 모든 소비자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해킹 사고가 본인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3명 중 2명(63%)이 ‘우려한다’고 답변했다.

SK텔레콤 가입자의 우려 비율은 73%로 가장 높았고, KT(56%)와 LG유플러스(57%) 가입자의 우려 비율도 높았다.

소비자 다수는 SK텔레콤의 해킹 사고 대응이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의 70%는 신속한 처리, 충분한 사고 대응과 보상, 소비자 입장에서의 공감과 투명한 소통 모두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11%는 잘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심 해킹 사고는 SK텔레콤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에도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2회씩 시행하는 조사에서 SK텔레콤은 이용자 만족도, 추천의향 등 핵심 소비자 지표에서 통신 3사 중 1위를 지켜왔으나 사건 직후 이뤄진 조사에서는 최하위로 밀렸다.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SK텔레콤 이용자의 통신사 전환 의향률은 다른 통신사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았으나, 이번 사건 이후 가장 높은 회사가 됐다.

소비자 대부분(74%)이 휴대폰을 다른 가족·지인의 휴대폰이나 집 인터넷 상품과 결합해 이용 중이지만 상당수(62%)는 통신사 변경 때 함께 이동하겠다고 응답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