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월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IT 전시회 MWC에서 화웨이 부스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고객사가 미국 제재로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시점에 성능이 필적하는 화웨이 제품을 주문했다는 내용도 거론됐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2명 발언을 근거로 “화웨이가 최근 ‘클라우드매트릭스 384’ 서버를 10세트 이상 판매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내 데이터센터가 화웨이의 클라우드매트릭스 384 납품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도 전했다.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AI 반도체 384개를 연결해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반도체 사이 물리적 거리를 줄이면 데이터 전송 지연(latency)을 낮추고 연산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이를 묶어 공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AI 반도체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도 NVL72를 비롯해 같은 성격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화웨이는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 어센드 910C를 클라우드매트릭스 384에 탑재했다.
어센드 910C이 엔비디아 반도체보다 개별 성능은 떨어지지만 화웨이가 반도체를 광학 기술로 연결해 성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도 클라우드매트릭스 384가 엔비디아 NVL72보다 일부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고객사에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업체 세미어낼러시스의 딜런 파텔 수석 분석가는 “화웨이가 고급 네트워킹 기술을 활용해 개별 반도체 성능을 보완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화웨이가 AI 반도체 서버 공급에 나선 것은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대 중국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올해 4월 중국행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해 엔비디아도 영향권에 들었다. 엔비디아는 이번 조치로 수익이 55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화웨이가 엔비디아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빠르게 개발해 공급에 나선 것이다.
딜런 파텔 분석가는 “화웨이가 개발한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중국이 엔비디아를 넘어설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질 수 있다는 신호”라고 바라봤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화웨이 제품이 전력 소비나 운영비용 등 측면에서 엔비디아 NVL72에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