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우려에 미국 구리 수요 급증, 미국 중국 확보 경쟁에 글로벌 가격 상승 전망

▲ 15일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아우루비스 제련 공장에 구리 전선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내 구리 수요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급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 사이 구리 확보 경쟁이 심화돼 세계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에너지 및 자원 거래소 머큐리아 임원 발언을 인용해 “중국 내 구리 재고가 6월 중순까지 완전히 고갈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4월 넷째 주 기준 중국 구리 재고는 직전 주보다 5만5천 톤 줄어든 11만6800톤으로 집계됐다. 역대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중국 구리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는 배경으로 미국행 구리 수요가 급증해 중국과 수급 경쟁을 벌인다는 점이 꼽혔다. 

트럼프 정부가 구리까지 관세를 인상할 조짐을 보이자 미국으로 미리 수입하는 양이 늘어 중국 재고는 소진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리 수입이 미국 경제 및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 2월25일 서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알루미늄과 철강에 25% 관세를 시행했는데 구리 또한 관세 목록에 오를 수 있어 미리 수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큐리아 소속 코스타스 빈타스 금속시장 책임 분석가는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과 구리 공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자국 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구리 스크랩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구리 스크랩이란 고철에 붙어 있는 구리 부스러기나 중고 동파이프 및 폐기된 구리 전선 등을 말한다.

조사업체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미국이 2024년 수출한 구리 96만 톤 가운데 절반가량이 중국으로 향했다. 

반면 올해 1~2월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천 톤 감소했다. 

머큐리아 소속 니콜라스 스노든 금속부문 분석가는 “중국 내 구리 가격도 상승해 스크랩을 포함한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미·중 사이에 전례 없던 구리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