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SK텔레콤 가입자가 유심을 교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이 준비한 유심 칩 재고 부족으로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늘도 SK텔레콤 가입자들의 `유심 교체 오픈런'과 허탕 등 혼란이 예상된다.
이 업체는 "미리 온라인매장(T월드(care.tworld.co.kr))을 통해 예약하고 알림을 통해 받는 예약 시간에 맞춰 지정한 대리점을 방문하면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며 "유심을 교체하면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이 상당부분 해소돼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국제로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도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28일 SK텔레콤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휴대전화 유심을 교체한 뒤에는 유심정보 유출 가능성에 따른 피해에 대한 걱정을 내려놔도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심이 새 것으로 교체되면, 기존 유심정보는 무용지물이 된다"며 "설렁 해커가 유심정보를 빼갔다 해도 쓸모가 없어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고객이 불안해할 수 있어, 공식적으로는 유심 교체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함께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외 출장이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가입자 쪽에서 보면, 유심보호서비스 때문에 국제로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이 사라지는 셈이다.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국제로밍 서비스 이용이 완전 차단돼, 국외 여행이나 출장 시 국내에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가져가 사용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통화는 물론 카카오톡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도 먹통이 된다.
이에 여행사 쪽에선 KT와 LG유플러스 쪽으로 번호이동을 하라는 권유까지 나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이 모든 가입자의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기로 하면서 이런 걱정을 상당부분 덜게 됐다. 이 업체는 "해킹 사고 발생(4월19일) 이후 발생한 2차 피해에 대해서는 100% 책임을 지고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해당 사업자의 조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국민 불편 해소에 전력을 다하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에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 가입자들이 지난 주말 유심을 교체하러 대리점을 방문했으나 유심 재고 부족으로 대부분 허탕을 치고 돌아섰다. SK텔레콤 가입자 김아무개(63)씨는 "시간적으로나 기분상으로 사실상 주말을 망쳤다"며 "사업자가 투자를 제대로 안해 사고를 쳤는데, 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심 무상 교체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SK텔레콤 매장과 각 공항 로밍센터에서 할 수 있다. 지난 19~27일 유심을 교체한 가입자한테는 비용을 돌려준다. 일부 워치와 키즈폰은 대상에서 빠진다.
SK텔레콤 이동통신망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들의 유심도 무상으로 교체해준다. 알뜰폰 가입자들의 유심 교체 일정은 알뜰폰 사업자별로 따로 공지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와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에 이은 가입자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세번째 조처"라고 설명하며, "유심 교체 초기에는 가입자들이 몰릴 수 있고, 공항 로밍센터에서는 시간이 추가로 걸린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매장을 방문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5월 안으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상태로도 국제로밍 이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유심 재고가 2310만 가입자들의 교체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데다 5월 말까지 조달 가능한 물량도 500여만개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가입자들의 유심 교체 오픈런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집단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에 만들어진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카페'에는 이미 3천명 넘게 참여했다. 김재섭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