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무섭게 치고 올라오지만, 배민 매장 수와 멤버십 가격 경쟁력으로 '선두 수성'

▲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지만 과반 점유율은 지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배달의민족이 배달앱 업계 과반 점유율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지만 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배달의민족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업계 1위답게 ‘배달 가능 매장 수’와 ‘멤버십 가격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소비자 선택의 중심에 서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입점 인프라는 음식 선택의 폭을 넓혔고 지역 커버리지도 촘촘하다. 멤버십 요금 역시 부담이 적어 이미 많은 이용자에게 ‘배달앱의 기본값’으로 자리 잡았다.

23일 배달 플랫폼 업계 점유율을 종합해보면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무기로 요기요를 제치고 배달의민족과의 간격을 빠르게 좁히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월 배달의민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221만 명, 쿠팡이츠는 1037만 명으로 나타났다.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의 절반 수준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이 같은 추격전의 배경은 가입자 1400만 명을 넘긴 쿠팡 유료 멤버십 ‘와우 멤버십’의 영향력이 있다.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되는 무료 배달 혜택이 이용자 이동을 부추기면서 쿠팡이츠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다만 배달의민족의 과반 점유율이 당분간은 쉽게 흔들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오래된 입점 인프라와 충성 고객층이 여전히 단단하기 때문이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전략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배달의민족은 여전히 전국 기준 ‘배달 가능 매장 수’ 1위를 지키고 있다. 서울 등 주요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서도 가장 넓은 가맹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소비자 선택에 결정적 요소 가운데 하나다. 입점 매장이 많아 음식 선택의 폭이 넓고, 이로 인해 배달 시간도 짧다는 점이 배달의민족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가격 측면에서도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은 만만치 않다. 현재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을 월 1990원에 제공하고 있어 체감 부담이 크지 않다. 쿠팡이츠가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 무료 배달을 내세우며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배달의민족 유료 멤버십의 가격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실제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이용자 상당수가 여전히 배달의민족 유료 멤버십도 함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만으로는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쉽게 흔들 수 없다는 얘기다.

온라인 소비자 커뮤니티에서도 “월 1990원이면 한 번만 시켜도 본전”이라거나 “자주 시켜 먹진 않지만 부담 없는 가격이라 계속 유지 중”이라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쿠팡이츠 무섭게 치고 올라오지만, 배민 매장 수와 멤버십 가격 경쟁력으로 '선두 수성'

▲ 쿠팡이츠가 요기요 점유율을 대폭 유치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처럼 꾸준한 이용자 수요는 입점 점주들의 선택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많은 업체들이 “이용자가 많으니 빠지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수수료 부담에도 자리를 지키는 ‘순환구조’가 자리 잡은 모습이다.

배달의민족이 일찌감치 플랫폼의 핵심인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한 만큼 업계 과반 점유율이라는 지지선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온라인 배달 플랫폼 관련 커뮤니티에서 배달의민족의 한 입점 점주는 “배민의 충성 고객이 워낙 많아 수수료가 부담되더라도 입점을 포기하긴 어렵다”며 “예전부터 배달의민족을 사용하던 점주들이 대부분이고 쿠팡이츠에 추가 입점하는 경우가 있어도 배달의민족은 기본적으로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배달의민족의 이용자 수가 뚜렷하게 줄지 않았다는 점도 경쟁력이 여전히 단단하다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요기요가 밀린 자리를 쿠팡이츠가 빠르게 메우고 있을 뿐 배달의민족의 ‘성벽’은 아직 균열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이츠는 최근 월간이용자수(MAU)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직격탄을 맞은 건 배달의민족이 아니라 요기요다. 지난 3월 기준 MAU는 배달의민족 2221만 명, 쿠팡이츠 1037만 명, 요기요 513만 명으로 집계됐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요기요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오른 이후 불과 1년 만에 요기요와의 격차를 두 배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실적만 놓고 봐도 배달의민족의 입지가 당장 흔들릴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3226억 원, 영업이익 6408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2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4% 줄었다. 소비자 대신 플랫폼이 배달팁을 부담하는 방식의 주문이 늘면서 라이더 비용이 포함된 외주용역비 등 영업비용이 증가한 영향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매출 41조 원을 올린 쿠팡의 영업이익이 6천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우아한형제들이 배달 수수료만으로 비슷한 수익을 거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더라도 배달 중심 수익 구조의 견고함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배민B마트, 장보기·쇼핑 등 커머스 부문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을 넘어 일상 소비 전반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업계 선두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쿠팡이츠가 ‘쿠세권’이라 불리는 물류망 중심 지역을 빠르게 넓혀가며 반격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은 변수다. 실제 쿠팡이츠는 주요 광역시를 거점으로 비수도권 무료 배달을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올해 새로운 리더십 체제 전환을 계기로 신사업을 통한 성장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퀵커머스 혁신을 가속하고 배달로봇 시범 운영 및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B마트와 장보기·쇼핑 서비스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