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한국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국민 모두에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공약하면서, '탈통신' AI 수익화에 집중하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통신 3사는 올해를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아 유료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재명 후보의 무료 AI 서비스가 현실화한다면 AI 사업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인공지능 서비스 무료화' 공약에 통신 3사 긴장, AI 수익화 차질 빚나

▲ 이동통신 3사가 AI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던 계획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AI 무료 제공’ 공약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22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의 AI 정책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우려와 기대의 반응이 교차하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AI 산업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며 한국형 챗GPT를 개발해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모두가 선진국 수준의 AI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게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며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해당 공약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공약이 현실화한다면 통신 3사가 AI 서비스를 앞세워 개인 간 거래(B2C)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던 기존 계획에는 직접적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면 통신 3사의 AI 서비스를 유료로 사용할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 3사는 모두 통신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AI 신사업에 상당 부분 투자하며, AI 서비스 유료화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에이닷’, LG유플러스는 ‘익시오’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일부 기능을 구독형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KT는 상반기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한국적 AI 모델을 출시해 수익화한다는 목표로, 오픈AI의 GPT-4o를 기반으로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시켜 특화한 AI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게다가 통신사는 기간통신사업자로 정부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후보가 한국형 챗GPT 무료 제공을 위해 통신사에 협업을 요청할 경우 제안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인공지능 서비스 무료화' 공약에 통신 3사 긴장, AI 수익화 차질 빚나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무료 AI 서비스 제공 공약이 통신 3사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은 이재명 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회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가속기(NPU) 칩세트를 들어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이 후보 공약이 통신사에 AI 사업과 관련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정부가 이 후보의 공약처럼 무료 AI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며 시장 전체가 확대돼, 결과적으로 통신사들의 AI 사업 수익 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5세대(G) 이동통신 트래픽이 정체된 상황인데, AI 서비스느 새로운 형태의 트래픽을 유발할 수 있어 통신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공공 AI 서비스와 차별화를 위해 AI 기능을 고도화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익화 전략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아직 공약이 구체화되지 않아 섣불리 평가하긴 어렵다”면서도 “우리가 유료화하려는 부분은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 영역”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