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반도체 기판 기업 심텍이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관계에 힘입어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반도체 모듈 '소캠(SOCAMM)'의 직접적 수혜를 누리며 흑자전환을 넘어선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심텍은 엔비디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소캠에 기판 공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캠은 활용처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을 넘어 빅테크의 맞춤형 AI 반도체(ASIC)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심텍의 흑자전환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소캠이 반도체 기판 업계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따.
소캠은 저전력 메모리반도체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 D램을 조합해 만든 모듈이다. 엔비디아가 제안했으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개발하고 있다.
소캠은 기존 저전력 모듈인 LPCAMM, SODIMM과 비교해 데이터 전송 성능이 높고 소비전력이 낮다. 또 기존 시스템과 달리 탈부착이 가능해 불량품 교체나 업그레이드에도 유리하다.
게다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AI 칩 외에도 미래 산업인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돼,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로도 불리고 있다.
심텍은 소캠이 사용화된다면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심텍은 그동안 엔비디아에 납품되는 HBM용 기판을 공급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소캠용 메모리반도체 모듈에도 기판을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심텍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모두에게 기판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어느 기업이 엔비디아의 소캠 공급망에 포함되지 못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현재 심텍은 세 기업 모두와 소캠 기판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소캠 메모리 모듈의 실물을 공개했으며, 삼성전자는 아직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심텍은 2024년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매출 비중이 각각 34%, 21%, 14.6%에 달해,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의 70%가량을 올리고 있다.
김영구 심텍 대표이사는 소캠을 통해 2023년부터 이어져온 적자 행진을 끊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 김영구 심텍 대표이사가 2023년 2월1일 충북도청에서 김 대표가 시스템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대규모 증설 투자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충북도청>
심텍은 2022년 영업이익 352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냈다. 다만 반도체 업황 악화와 경쟁사들의 잇단 시장 진입으로 2023년과 2024년에는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소캠의 성장 가능성은 심텍을 흑자전환 이상의 성장으로 이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소캠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AI 칩, 빅테크가 자체 제작하는 맞춤형 AI 칩 ‘ASIC’, 슈퍼컴퓨터 등 다방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AI 반도체에 필요한 대량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개인용 슈퍼컴퓨터는 한정된 전력만 사용 가능해 저전력 메모리 모듈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마이크론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소캠에 탑재되는 LPDDR5X는 HBM에서 사용되는 DDR5 D램과 비교해 메모리 용량은 부족하지만 대역폭은 35%, 전력효율은 77% 뛰어나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블랙웰 울트라’에 소캠을 탑재하고, 빅테크는 자체 제작한 맞춤형 AI 칩 ‘AISC’에 저전력 메모리반도체 활용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메타의 AI 칩 ‘MITA’가 엔비디아 GB200과 동일한 온보드 형식으로 LPDDR을 탑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캠의 유효 시장이 엔비디아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캠 등 저전력 메모리모듈 확대로 LPDDR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234억 달러(약 33조2800억 원) 수준이었던 LPDDR 시장은 올해 371억 달러(약 52조7700억 원)로 약 5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