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2025년 1분기 5천억 원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최근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한 데다, 올 하반기 HBM3E 12단 공급 기대감과 함께 스마트폰의 메모리 탑재 용량도 늘어나는 등 하반기에 반도체 이익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3천억 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는 반도체 영업이익은 올해 4분기 8조 원 이상으로 급반전하며, 올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연결기준 매출 77조1177억 원, 영업이익 5조1565억 원으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21.94% 감소하는 것이다. 2025년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보다 4% 줄어든 31조45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몇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5천억 원에도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1분기 4조737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심지어 반도체(DS)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3070억 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램 매출 성장을 이끌었던 HBM 매출 비중 축소, 낸드플래시 부진, 파운드리 적자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연간 실적의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이미 예고된 1분기 부진”이라고 말했다.
이수림 대신증권 연구원도 “파운드리 부문의 낮은 가동률로 인한 적자 지속, 낸드플래시 재고조정과 감산에 따른 적자 전환이 1분기 삼성전자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실적 부진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고성능 D램인 DDR5(DDR5 16Gb 2Gx8)의 3월31일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4.25달러로, 2월 대비 11.84%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올해 1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D램 가격이 1분기에 비해 최대 8%,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대 5%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고객사 요청 주문량을 못 따라감에 따라 고객사들의 긴급 주문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4월부터 D램, 낸드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전영현 삼성성자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5년 3월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3분기부터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HBM3E에 사용하는 D램을 재설계했으며, 올해 2분기 HBM3E 12단 품질테스트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은 3월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초기 대응이 늦어 메모리 제품의 수익성 개선이 늦었다”며 “올해 2분기부터 혹은 늦으면 하반기부터 HBM3E 12단으로 전환해 고객 수요에 맞춰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이폰17의 메모리 용량 확대도 삼성전자 실적 개선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애플이 올해 하반기에 공개하는 아이폰17 시리즈는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구동을 위해 D램 용량이 기존 8기가바이트(GB)에서 12GB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7의 메모리 용량 확대는 향후 모바일 D램 수요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며 “2025~2026년 D램, 낸드 수요 증가율(15%)이 생산 증가율(10%)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삼성전자 DS 부문의 영업이익이 올해 2분기 2조8천억 원에서, 3분기 6조3천억 원, 4분기 8조1천억 원 수준으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메모리반도체 업종을 부정적으로 보던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6만5천 원에서 7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숀 킴 모간스탠리 연구원은 “AI 반도체 시장이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가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강력한 재무 구조는 경기 침체에 훌륭한 방어력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