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등장으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 빅테크와 비교해 투자규모 경쟁에서 밀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더욱 치열해질 AI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생존 전략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가 지난 20일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 딥시크 V3를 기반으로 한 AI모델 R1을 공개하며 ‘AI 시장의 스푸트니크 쇼크’로까지 불리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우선 영향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네이버의 주가는 지난 1월 31일 6.13% 급등 마감한 데 이어, 이날 급락장에서도 0.23% 강세로 장을 마쳤다. 카카오도 직전 거래일 7.27% 상승한 뒤 이날에도 9.0% 큰 폭으로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AI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목표주가를 올려 잡는 모습이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도 높은 성능을 내면서 기존 강자인 빅테크 기업들과 기술력 격차를 좁힐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간 AI 시장이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으나 이번 사례를 계기로 후발주자들의 진입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몰린다.
그간 AI 시장은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떨어지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구 및 기술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3년 기준 네이버는 전체 매출의 21%, 카카오는 16%에 이르는 연구개발 비용을 지출했지만 절대적인 규모에서는 빅테크와의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딥시크를 통해 엔비디아의 고비용 AI 칩이나 대형 데이터센터가 없이도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가능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딥시크 측에 따르면 딥시크-R1은 엔비디아의 저렴한 저성능칩 H800을 활용하는 등 모델 학습에 600만 달러(약 78억 원)의 개발 비용이 들었다. 이는 오픈AI의 챗GPT에 든 비용인 약 1억 달러(1453억 원)보다 1천억 원 이상 낮은 비용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딥시크의 1회 학습 비용이 적다고 누적 투자비용이 적은 건 아닌 만큼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미국의 천문학적 투자만큼은 아니어도 빅테크 수준의 AI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AI 보편화와 대중화의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대감과는 별개로 AI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딥시크와 같은 저가 AI 모델의 등장으로 AI 모델 자체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서비스 확장력과 기술적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모두 AI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AI 모델 자체의 개발보다는 이를 활용한 서비스 확장과 실용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플랫폼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며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하이퍼클로바X’가 강조해온 한국어 경쟁력과 저비용이라는 강점이 글로벌 AI 모델들의 빠른 기술적 발전과 가격 인하 속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계획하고 있다. 카나나 앱의 CBT를 진행하며 완성도를 높여 연내 정식 서비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가 자체 AI 모델뿐 아니라 외부 AI 모델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만큼 AI 서비스 가격 인하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카카오는 오는 4일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오픈AI와의 협력 방안을 비롯한 AI 사업 방향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게 고성능 AI 모델이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는 현재의 흐름은 긍정적”이라며 “AI 모델 경쟁에서 소외돼 있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자체 모델 개발보다 오픈소스 모델을 도입해 빠르게 서비스화하는 방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
해외 빅테크와 비교해 투자규모 경쟁에서 밀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더욱 치열해질 AI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생존 전략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와 카카오 성남시 판교 오피스. 사진은 각사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가 지난 20일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 딥시크 V3를 기반으로 한 AI모델 R1을 공개하며 ‘AI 시장의 스푸트니크 쇼크’로까지 불리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우선 영향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네이버의 주가는 지난 1월 31일 6.13% 급등 마감한 데 이어, 이날 급락장에서도 0.23% 강세로 장을 마쳤다. 카카오도 직전 거래일 7.27% 상승한 뒤 이날에도 9.0% 큰 폭으로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AI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목표주가를 올려 잡는 모습이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도 높은 성능을 내면서 기존 강자인 빅테크 기업들과 기술력 격차를 좁힐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간 AI 시장이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으나 이번 사례를 계기로 후발주자들의 진입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몰린다.
그간 AI 시장은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떨어지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구 및 기술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3년 기준 네이버는 전체 매출의 21%, 카카오는 16%에 이르는 연구개발 비용을 지출했지만 절대적인 규모에서는 빅테크와의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딥시크를 통해 엔비디아의 고비용 AI 칩이나 대형 데이터센터가 없이도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가능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딥시크 측에 따르면 딥시크-R1은 엔비디아의 저렴한 저성능칩 H800을 활용하는 등 모델 학습에 600만 달러(약 78억 원)의 개발 비용이 들었다. 이는 오픈AI의 챗GPT에 든 비용인 약 1억 달러(1453억 원)보다 1천억 원 이상 낮은 비용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딥시크의 1회 학습 비용이 적다고 누적 투자비용이 적은 건 아닌 만큼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미국의 천문학적 투자만큼은 아니어도 빅테크 수준의 AI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AI 보편화와 대중화의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대감과는 별개로 AI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딥시크와 같은 저가 AI 모델의 등장으로 AI 모델 자체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서비스 확장력과 기술적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 딥시크의 등장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은 딥시크 로고.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모두 AI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AI 모델 자체의 개발보다는 이를 활용한 서비스 확장과 실용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플랫폼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며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하이퍼클로바X’가 강조해온 한국어 경쟁력과 저비용이라는 강점이 글로벌 AI 모델들의 빠른 기술적 발전과 가격 인하 속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계획하고 있다. 카나나 앱의 CBT를 진행하며 완성도를 높여 연내 정식 서비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가 자체 AI 모델뿐 아니라 외부 AI 모델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만큼 AI 서비스 가격 인하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카카오는 오는 4일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오픈AI와의 협력 방안을 비롯한 AI 사업 방향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게 고성능 AI 모델이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는 현재의 흐름은 긍정적”이라며 “AI 모델 경쟁에서 소외돼 있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자체 모델 개발보다 오픈소스 모델을 도입해 빠르게 서비스화하는 방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