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범국, 예보의 우리은행 잔여지분도 조기매각 추진  
▲ 곽범국 예금보험공사장이 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서 열린 우리은행 주식매매계약 체결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에게 팔고 남은 우리은행 지분을 조기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곽 사장은 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서 우리은행 과점주주들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의 잔여지분 매각을 시장 여건에 따라 최대한 이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는 아직 우리은행 지분 21.36%를 소유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이번에 우리은행 주식을 매각한 대금 2조4천억 원을 받으면 우리은행에 지원한 공적자금 12조8천억 원 가운데 10조6천억 원(83.4%)을 회수하게 된다. 남은 2조2천억 원을 손실없이 회수하려면 우리은행 주가가 최소 1만4천 원대로 올라야 한다.

우리은행 주가는 이날 1만2450원으로 장을 마감해 1만4천 원대에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우리은행 지분매각을 공고한 직후인 9월 초와 비교하면 18%가량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곽 사장이 예금보험공사와 우리은행의 경영정상화이행약정을 조만간 해지하기로 하고 자율경영 보장을 강조한 점도 우리은행 주가의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후 본연의 실적과 배당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 수준에 머무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우리은행 주가가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변수는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들이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들은 지분을 4~6%씩 보유하고 있는데 예금보험공사가 잔여지분을 누구에게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과점주주 중심의 경영체제에 변화가 올 수 있다.

과점주주 일부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잔여지분을 사들여 우리은행의 경영권을 확실하게 얻으려 시도할 수 있다는 추측도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곽 사장은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지분을 매각할 때 과점주주들과 협의해 기대이익을 충분히 감안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험공사가 잔여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자율경영을 보장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곽 사장은 “우리은행이 과점주주 체제로 운영되면 예금보험공사는 아직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지분가치에 영향을 주는 사안에 관련된 경영에만 관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은행의 잔여지분 매각과 관련된 사안만큼은 직접 챙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분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의 기준이 불명확해 과점주주 운영체제에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 15.25%도 조기매각을 추진할 뜻을 나타냈다. SGI서울보증의 지분 93.85%는 정책금융 기능을 감안해 매각을 늦추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