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바이오사이언스 의정갈등에 실적 타격, 천종식 B2C 진출로 실적 회복 모색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사진)가 올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를 강화하며 실적 반등을 노린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올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서비스를 강화하며 실적 반등을 노린다.

기존에는 기업간거래(B2B) 관련 서비스에 집중했지만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실적에 타격을 받으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CJ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 대상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스마일것'을 출시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과 생태계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 안에 존재하는 수십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말한다.

스마일것 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가 채변 샘플을 채취해서 보내면 분야별 분석 리포트를 받을 수 있다. 분석 결과에서는 장 건강지수(GMI) 및 장 유형을 확인할 수 있고 여러 질환들에 대한 질병지수를 확인해 예방 관리할 수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스마일것은 CJ바이오사이언스가 소비자 대상으로는 처음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그동안 병원을 통해서만 검사가 가능했는데 이제 소비자가 직접 신청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는 50여개 의료기관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것인사이드’를 소비자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분석 리포트에는 장 건강에 좋은 음식 정보도 포함된다”며 “검사 후 회사가 추천한 음식을 섭취하고 몇 개월 뒤 다시 검사를 통해 점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의 검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강 상태를 추적 관찰하기 위한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매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 의정갈등에 실적 타격, 천종식 B2C 진출로 실적 회복 모색

▲ CJ바이오사이언스가 소비자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내놓은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스마일 것'. < CJ바이오사이언스 >


천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의 확대 출시로 매출 확대와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예상치 못한 의료파업으로 피해를 겪은 천 대표로서는 안정적인 추가 매출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4억 원, 영업손실 356억 원을 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37.8% 줄고 영업손실은 11.2% 늘어난 것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실적 부진을 놓고 "의료파업으로 병원에 제공하는 미생물 생명정보분석 플랫폼인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매출이 감소했다"며 "2023년 말 투자부동산을 매각하면서 지난해부터는 임대 매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주요 수익원은 용역 매출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분석 플랫폼,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신약 개발은 아직 수익화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 

당장은 분석 플랫폼 사업과 헬스케어 서비스에서 수익을 올려야 하는 셈인데 지난해 관련 매출이 줄면서 마이크로바이오옴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1~3분기 미생물 유전체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 및 솔루션 매출 24억 원,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매출 1억2천 만원을 냈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7.2%, 20% 감소했다.  

올해부터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가능해지는 등 개인 맞춤형 사업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관련 수요를 잡는 쪽으로 시선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비스 출시로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마이크로바이오옴 기업에게는 데이터가 곧 경쟁력이다. 천 대표도 14만 건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CJ바이오사이언스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소비자 대상 판매 서비스는 CJ바이오사이언스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