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중국 산둥성 빈저우에 위치한 수출용 크랭크축 공장에서 노동자가 금형에 용강(녹인 강철)을 붓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당초 수출통제 대상 광물 일부를 다른 국가에서 조달해 왔던 데다 중국의 대응책을 계기로 대체 공급원에 투자가 늘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이 희토류와 희귀광물에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가 역효과를 부를 가능성이 떠오른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12월3일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에 필수인 갈륨과 게르마늄 및 흑연 등 품목에 미국 수출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대 중국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 제재를 발표한 지 하루만에 꺼낸 보복성 카드였다.
중국은 희토류 및 희귀광물 글로벌 공급망에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지만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미국이 2023년에 갈륨과 게르마늄을 각각 캐나다와 독일에서 가장 많이 수입했다는 점이 중국의 수출통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로 꼽혔다. 중국이 공급망을 옥죄면 경쟁사가 세계 다른 지역 채굴지에 투자를 늘려 광물 공급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수출통제로 글로벌 광물 가격이 상승하면 그동안 경제성을 이유로 채굴 대상에서 제외됐던 광산에 투자가 이뤄져 새 공급처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장 조사업체 BCA리서치는 “(수출통제로) 광물을 구하기 어려워질수록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중국 당국도 자국 기업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 내에서 운영하는 미국 기업에 조사를 강화하는 식으로 보복 조치를 단행해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미국 기업의 대 중국 신규 투자를 줄이는 역효과만 부를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헐값에 매도한다 하더라도 미국 당국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하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중국은 올해 10월 기준 7600억 달러(약 1115조 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들고 있다.
미국 씽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중국 수석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보복 움직임은 미국 기업에 공급망 다각화 및 탈중국 노력을 가속화한다”며 “중국의 힘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