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퀄컴과 암(ARM)의 반도체 칩 기술에 관한 라이선스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법정에서 암이 라이선스 만료 기간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갤럭시S 시리즈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도 아몬 CEO에 직접 전화를 걸어 향후 AP 공급이 가능한 것인지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퀄컴의 스냅드래곤X 엘리트 프로세서를 소개하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퀄컴> |
블룸버그는 19일 2021년 선임된 퀄컴의 아몬 CEO가 18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퀄컴과 암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했다고 보도했다.
퀄컴과 암은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지만, 퀄컴이 지난 2021년 반도체 설계기업 누비아를 14억 달러(약 2조 원)에 인수하자, 암은 이를 두고 기술침해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누비아가 암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퀄컴이 누비아의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암과 별도 계약을 통해 기술 사용권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퀄컴은 암 기술에 대한 별도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암은 지난 10월 퀄컴에 반도체 설계 기술 라이선스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 퀄컴과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법적 분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몬 CEO는 이번 재판 증인으로 나와 암이 기술 라이선스 만료 기간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퀄컴 고객사들에 암 기술 사용 라이선스가 2025년 만료될 것이라고 속임으로써 불필요하게 불확실성을 조성했다”며 “실제 해당 기술 라이선스는 2033년까지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아몬 CEO에 전화를 걸어 내년 출시할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할 ‘스냅드래곤X 엘리트’ AP 공급이 가능한지 물었다.
또 미국 탄트라애널리스트의 프라카쉬 상감 분석가에 따르면 2016년 암을 인수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CEO는 노 사장에게 “퀄컴의 암 라이선스는 2025년에 만료되며, 추가로 퀄컴에 라이선스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암이 퀄컴에 기술 라이선스 제공을 중단하면,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제조사 스마트폰과 PC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개발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퀄컴과 암 분쟁이 협상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도 나온다. 투자정보업체 더스트리트는 지난 10월 암이 퀄컴에 계약 철회 의사를 전달한 것은 협상 전략에 해당한다며, 계약을 갱신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