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4-12-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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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웨이가 프리미엄 브랜드 '비렉스'를 내세워 본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코웨이가 ‘정수기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코웨이는 그동안 정수기와 공기청청기 분야에서 시장 선두를 지켜왔지만 한계에 맞딱뜨리고 있어서다. 경쟁 심화와 시장 포화 상태가 지속되며 브랜드 확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 사장은 안마의자와 매트리스 등을 주력으로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비렉스’를 앞세워 고급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을 본격화하며 새 성장동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1일 코웨이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서장원 사장이 비렉스를 정수기·공기청정기에 이어 코웨이의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비렉스테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비렉스테크’는 코웨이가 매트리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약 43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매트리스 제조사다. 2022년 통합 브랜드 비렉스를 출시하며 매트리스, 안마의자, 안마베드 등으로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코웨이는 2022년 프리미엄 브랜드 비렉스를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가전을 넘어 공간을 채운다”는 콘셉트로 단순한 기능을 넘어 인테리어와 프리미엄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대표 제품군인 ‘페블’ 시리즈는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 있다.
‘페블체어’는 기존 안마의자보다 크기를 대폭 줄이고 패브릭 소재와 감각적인 색상으로 공간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단순히 안마 기능을 넘어 소비자의 인테리어 만족도를 높이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블 안마베드’ 역시 프리미엄 라인업의 하나다. 제품을 접으면 크기가 작아져 공간 활용도가 높다. 네 가지 색상 옵션을 제공해 인테리어적인 요소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서 사장이 비렉스에서 내놓는 상품군은 기존 코웨이의 상품군과 결이 다르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은 코웨이의 실용성을 보여줬다면 비렉스는 고급 제품군에서도 코웨이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최근 진행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의 협업 역시 이러한 고급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꼽힌다.
코웨이는 전국 17개 벤츠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비렉스 체험존’을 마련하고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고객들이 ‘페블체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협업은 프리미엄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비렉스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서 사장은 비렉스의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이후 코웨이 실적은 우상향하고 있다. 다만 성장률이 주춤하며 품목다각화에 대한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코웨이는 최근 서울시 강동구에 비렉스 17번째 직영매장을 열었다. 지난해만 7개의 매장이 개점했으며 올해도 지속적으로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매트리스·안마가전이 주력 제품인 비렉스의 경우 정수기와 달리 제품 체험 여부가 구매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등 프리미엄 상권에도 체험 매장을 열어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해보고 브랜드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주로 부촌으로 꼽히는 곳에 체험 매장을 여는 모습인데 고급화 전략을 놓지 않겠다는 서 사장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서 사장의 전략은 코웨이의 중장기적 성장에 대한 고민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코웨이는 서 사장 체제에서 실적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코웨이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18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했다. 코웨이는 2021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외형성장이 이전과 비교해 둔화됐다는 평가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코웨이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은 3조9665억 원으로 2022년보다 2.9% 증가했다. 2022년 매출 성장률 5.2%, 2021년 13.2%와 비교하면 성장률이 다소 줄었다.
코웨이의 렌탈 계정 수 증가율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포착된다. 코웨이의 현재 렌탈 계정 수는 1천만 개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국내 계정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 감소에 따른 증가율 둔화는 불가피한 결과로 판단된다.
코웨이의 계정 수 증가율은 2020년 0.9%, 2021년 2.7%, 2022년 1.7% 2023년 2.6% 등으로 수년간 한 자리 수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성장률에 더해 국내 렌탈업계의 경쟁 심화와 시장 포화상태, 인구 감소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서 사장으로서는 품목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서장원 사장은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교 경제학과, 코네티컷주립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졸업 이후 법무법인 세종을 거쳐 넷마블 투자전략·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 넷마블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 이후 코웨이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에 임명됐으며 2022년 코웨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현재 코웨이는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과 비교해 비렉스 안마의자나 매트리스의 인지도는 다소 부족한 편”이라며 “고객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장점 등을 널리 알리는 취지에서 오프라인 및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