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M이 퀄컴에 반도체 설계 기술 라이선스 제공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은 협상을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이미지.
퀄컴이 ARM 실적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사인 만큼 실제로 계약을 철회한다면 ARM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투자정보기관 더스트리트는 24일 “ARM이 퀄컴에 계약 철회 의사를 전달한 것은 협상 전략에 해당한다”며 “계약을 갱신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ARM은 최근 퀄컴에 반도체 설계 기술 라이선스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퀄컴과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법적 분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퀄컴은 반도체 설계기업 누비아를 인수해 스마트폰과 PC용 프로세서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ARM은 이를 두고 기술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누비아가 ARM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퀄컴이 누비아의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ARM과 별도 계약을 통해 기술 사용권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ARM이 퀄컴에 기술 제공을 중단한다면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제조사 스마트폰과 PC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개발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ARM이 이런 점을 고려해 라이선스 계약 철회를 협상 카드로 내세워 퀄컴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더스트리트는 퀄컴이 ARM 전체 매출에서 약 10%를 차지하는 핵심 고객사인 만큼 실제로 라이선스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따라서 ARM과 퀄컴이 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퀄컴도 ARM의 추가 기술 사용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사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스트리트는 “두 기업이 결국 법정 싸움을 벌이게 되더라도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은 열려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선스 계약 중단 가능성이 제기된 23일 미국 증시에서 퀄컴 주가는 전날보다 3.8%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ARM 주가도 하루만에 6.7% 떨어져 장을 마쳤다.
이는 법적 분쟁과 계약 중단이 두 기업의 실적에 모두 리스크로 떠오르게 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