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만에 국감장 자리 바뀐 홍문표, 배춧값·유통구조 개선 등 과제 떠안아

▲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가운데)이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취임 이후 첫 국정감사에서 농축수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유통구조 개선과 수급조절 등 역할을 주문받았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국감이 진행됐다.

홍 사장은 이날 피감기관 기관장으로서 국감장에 출석했다.

홍 사장이 지난 21대 국회까지 활동한 4선 의원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해 만에 감사 주체에서 감사 대상으로 처지가 정반대로 바뀐 셈이다.

이날 농해수위 국감장에서는 야당은 물론 과거 한솥밥을 먹던 여당 의원들까지 홍 사장을 향해 다양한 지적을 내놨다.

특히 최근 고공행진 중인 배춧값과 관련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부적절한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정부는 주요 농산물을 대상으로 수급을 전망해 수매, 수입한 뒤 비축했다가 가격 상승기에 방출하는 정부비축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비축사업은 일부 농산물을 제외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위탁돼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배춧값 대응을 놓고 심각, 경계, 주의 등 단계로 구분하고 있으며 심각 단계에 이르면 할인 지원, 관세 인하, 직수입 등 대책을 추진한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춧값은 9월4일에 이미 심각 단계였으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5일에야 세부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며 “배춧값 폭등은 정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기후변화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데 따른 인재”라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무분별한 비축 물량 방출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1∼8월 배추 1만7536톤을 시장에 공급했는데 9월에는 272톤을 추가 방출했다”며 “지난달에 비축 물량을 다 소진했고 수요에 맞게 공급이 안 되니 배추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어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농산물 수급 관리와 관련해 “관측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며 “홍 사장이 역량을 발휘해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홍 사장은 의원들의 지적과 관련해 “배춧값 하나 못 잡는 우리 사회 현실이 안타깝다”며 “감사가 끝나고 촘촘히 챙겨 볼 생각”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농수축산물의 유통 구조 문제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주요 현안으로 거론됐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내 농축산식품 물가가 높은 것은 여러 단계로 구성된 유통구조 때문으로 우리나라는 농가보다 유통마진이 훨씬 높다”며 “한우를 보면 농가가 한 마리를 팔 때 비육우는 9만533원, 번식우는 24만7201원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유통업체는 18.8%인 333만 원의 마진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조 의원의 지적에 “국정감사가 끝난 뒤 공청회를 대대적으로 열었을 때 참석해서 유통구조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달라”며 “앞으로 정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앞장서서 농축산식품의 유통구조를 개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축산식품의 유통구조 문제는 홍 사장이 현역 의원일 때도 관심을 가졌던 현안이기도 하다.

홍 사장은 현역 의원이던 2023년 국정감사 때 김춘진 당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을 향해 “(농수축산물) 생산비의 43%가 유통비”라며 “농민들이 유통비에 죽는다는 말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은 17, 19, 20, 21대 등 네 차례 국회의원을 지내며 각 임기 때마다 한 차례씩은 반드시 농해수위 소속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농해수위 의원으로서 피감기관에 공세를 폈고 국민의힘에서 선정한 국감 우수의원으로 꼽히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농업 분야 전문성을 내세우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했고 8월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