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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장에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
한국은행이 11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이 금융시장에 미칠 효과를 지켜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로 유지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6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뒤 5개월 동안 동결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미국의 정책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제조회사를 위해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트럼프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금리는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함께 나오는 등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의 ‘쏠림현상’을 우려하며 상황에 따라 시장안정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실행되면 국내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지만 실제 실행은 불확실하다”며 “한국의 원화절상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미국이 환율정책에 관련해 한국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계속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잔액은 10월 기준 695조7천억 원으로 9월보다 7조5천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9월(6조 원)보다 확연하게 늘어났다.
이 총재는 “시장금리의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도 오르게 되면 가계부채 문제의 어려움이 더욱 커진다”며 “단기적으로 취약계층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경기가 4분기에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노무라증권과 HSBC 등 해외 투자금융(IB)회사들은 한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을 3분기와 비교해 1%대로 바라보고 있다.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는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도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를 감안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월에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살펴본 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올린다면 달러화가 더욱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유출 가능성도커져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내리기 힘들어진다.
반면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유지하고 앞으로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경우 한국은행이 2017년 상반기 안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국도 통화정책의 여력이 남아있어 일본처럼 장기금리시장을 통제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