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금융사에게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내수시장은 경제성장률 둔화, 가계부채 증가, 고령화 가속화 등에 따라 성장에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데스크리포트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BP금융포럼' 여는 이유

▲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열린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 있는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 동상. 수카르노 동상은 인도네시아 금융 중심지인 수디르만지역(Sudirman Central Business District) 고층 빌딩을 바라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에 국내 금융사들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확대를 외쳤다. 하지만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그룹의 해외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영토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지만 국내 금융사 사이 상대적 비교일 뿐이다.

세계시장이 아닌 아시아로 시야를 좁혀도 10대 은행(자산 기준)과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에서 국내 금융사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보험이나 카드, 캐피탈 등 여신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보험시장이 글로벌 7위 규모를 자랑한다지만 글로벌 보험사의 척도로 여겨지는 국제보험그룹(IAIG)에 이름을 올린 보험사는 한 곳도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열쇠가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산업이 단순히 제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확대하려면 현지화가 핵심인데 아세안에서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지화 측면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 금융선진국은 국내 금융사가 파고들 틈이 상대적으로 적다. 아프리카 같은 곳은 경제성장률이나 인프라 측면에서 투자 대비 기대치가 낮다.

하지만 아세안은 다르다.

6억8천만 명의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경제가 빠르게 크고 있고 K-팝과 K-드라마, K-푸드 등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국을 향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과거 식민지배를 당했다는 역사적 동질감도 있다.

아세안은 한국을 ‘위협이 되지 않는 나라’라고 부른다고 한다. 일본, 중국 등 과거 아세안을 통치했던 나라는 향후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데 한국은 그런 부담감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사 해외사업의 미래가 아세안에 있다는 것, 이는 비즈니스포스트가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이유다.

인도네시아는 국내 금융산업이 아세안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10개국의 맏형 국가로 평가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내총생산의 약 40%를 차지하고 인구도 2억8천만 명으로 아세안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스스로도 ‘대국’ 마인드를 지니고 아세안을 대표한다고 여긴다.

아세안은 현재 유럽과 같은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꿈꾸고 있는데 그 중심에 인도네시아가 있다.

아세안은 2015년 경제공동체를 결성했다. 상설 사무국 역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다.

인도네시아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베트남이 아닌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삼는 국내 대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아세안 국가 사이엔 이미 관세가 없다. 향후 아세안 경제공동체의 결속력이 강해진다면 아세안 내에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공략의 전진지기로 선택한 것이다.
 
[데스크리포트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BP금융포럼' 여는 이유

▲ 디안 에디아나 레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은행감독담당청장이 2023년 10월2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BP금융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금융산업 해외사업의 답이 아세안에 있다면 인도네시아부터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이런 믿음으로 비즈니스포스트는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제2회 BP금융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에는 디안 에디아나 레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은행감독담당청장 등 금융당국 고위급 인사가 참석해 국내 금융사 법인장과 주재원들을 상대로 규제 방향성과 비전을 설명한다. 포럼 이후에는 OJK 인사들과 법인장들이 함께 하는 VIP만찬도 진행된다.

아세안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은 하나 같이 금융당국과 관계에서 비롯하는 규제의 불확실성을 애로사항으로 꼽는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관계 역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이번 포럼 준비과정은 물론 그동안 취재하며 만났던 해외 법인장들은 진정성을 바탕에 둔 관계 개선을 통해 금융당국의 사업 심사나 허가 시기를 앞당겼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려줬다.

이번 포럼이 OJK와 관계 개선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의 규제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한재 금융증권부 부장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