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김대남 전 SGI서울보증 상임감사위원 ‘낙하산’ 채용 의혹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금융사의 기업가치에 주요 요인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조직운영과 공정성 관련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이사(사진)가 올해 IPO 도전에 새로운 위험 요소를 만났다. < SGI서울보증 > |
7일 김 전 상임감사는 SGI서울보증 감사위원직 사임서를 제출했다. 김 전 상임감사는 “수많은 의혹과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회사와 당정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상임감사는 10일 열리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 선거 개입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국감에서 김 전 상임감사 채용 관련 의혹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상임감사가 사퇴했다 해도 이번 ‘낙하산’ 인사가 도마 위에 오른 만큼 SGI서울보증은 조직운영을 놓고 부정적 꼬리표를 달릴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앞으로 기업공개 추진과정에서 시장 신뢰회복과 리스크 관리 과제가 한층 무거워진 셈이다.
SGI서울보증은 올해 7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8월 김 전 상임감사를 선임했다.
김 전 상임감사는 채용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SGI서울보증은 추천으로 진행된 채용이기에 취업심사 여부만 확인하고 서류 일체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통화 녹취에서 김 전 상임감사는 자신이 직접 ‘편하게 지낼 수 있는 SGI서울보증 상임감사 자리’에 지원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SGI서울보증 상임감사는 내부 규정상 감사위원회의 실질적 활동을 주도하게 돼 있어 회사 안에서 대표이사 다음가는 지위로 평가된다. 연봉 역시 3억 원 안팎의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SGI서울보증은 올해 기업공개 재도전 의지를 확고히 한 만큼 시장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앞서 2023년 10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시도했지만 수요예측 실패로 불발됐다.
이명순 대표는 SGI서울보증이 기업공개 방침을 철회한 2023년 10월 직후인 2023년 1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핵심 과제로는 성공적 기업공개 추진이 꼽혔다.
▲ SGI서울보증은 올해 8월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며 본격적 기업공개(IPO) 재도전을 알렸다. |
이를 증명하듯 이 대표는 올해 2월 기업공개 재추진을 준비하며 금융감독원에 감사인 지정을 신청했다. 이후 8월1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 재도전을 알렸다.
SGI서울보증은 모회사인 예금보험공사가 과거 지원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2년 동안 SGI서울보증에 대우채 등 회사채 대지급 자금으로 모두 10조2500억 원을 지원했으나 2023년 말까지 유상감자, 우선주 상환, 배당 등으로 4조6136억 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실질적 기업공개 추진 주체인 예금보험공사가 14일 정무위 국감을 앞둔 것도 이 대표에게 부담이다. 예금보험공사 국감에서도 김 전 감사 관련 사안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서다.
이 대표는 실적 개선 측면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2분기 순이익 792억 원을 냈다. 2023년 2분기보다 57.8%가량 줄었다. SGI서울보증 순이익은 2023년부터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1968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국제개발정책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행시 36회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등을 거쳐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GI서울보증은 현재 기업공개 예비 심사가 진행되고 있고 심사 승인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며 “김 전 상임감사 채용 의혹과 같은 구설수는 기업공개 일정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는 데에 위험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