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의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대중 규제 영향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성능 때문에 중국 내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H20에 탑재되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비디아 중국용 AI칩 ‘H20’ 공급 중단, 삼성전자 HBM3에 악영향 가능성도

▲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의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HBM3 엔비디아 공급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3 이미지. <삼성전자 홈페이지>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24일 중국 매체 CLS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지난 8월부터 H20 칩에 대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반도체 제조사인 리샤오린도 AP통신 기자에 “엔비디아에 주문하려면 딜러를 거쳐야 한다”며 “최근 많은 딜러가 더 이상 H20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CLS는 최근 H20 구매를 중계하는 딜러가 “더 이상 H20 칩을 주문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 규제로 성능을 낮춰 제작한 중국용 AI 반도체다. 96기가바이트(GB)의 HBM3를 탑재했고 4.0TB/s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미국 동맹국들에 판매되는 ‘H100’과 비교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코어 수가 41% 감소했고, 처리 성능은 28% 줄어들었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 대비 부족한 성능 때문에 H20에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중국 유통업체는 CLS에 “여전히 (H20) 주문이 접수되고 있지만 저조한 성능과 높은 가격으로 H20에 대한 관심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 중국 규제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기업 제프리스는 오는 10월 미국의 강화된 대중 규제에 따라 H20 수출이 막히며 엔비디아가 120억 달러(약 16조 원)의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공급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H20에 탑재되는 HBM3를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