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가 소프트웨어 측면의 약점으로 엔비디아를 대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화웨이가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기술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서 잦은 버그가 발생해 성능이 불안정하거나 효율성이 낮아지는 사례가 늘어나 고객사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화웨이 제품으로 바꾸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사용이 어렵고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 등을 대상으로 대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엔비디아와 AMD는 인공지능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중국에 판매할 수 없어 주력 제품보다 사양이 크게 떨어지는 제품만을 수출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를 틈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 시리즈로 IT기업들의 수요를 대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후발주자에 불과하지만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 성능은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에 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화웨이 제품이 실제로 중국에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의 대안으로 주목받아 관련 업계 선두에 떠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로 화웨이 반도체를 도입한 기업들은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와 함께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는 개발자들이 활용하기 쉽고 데이터 처리 등 성능도 뛰어난 반면 화웨이 소프트웨어는 다소 뒤떨어진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 화웨이 '어센드'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서버 홍보용 이미지. |
화웨이 어센드 제품을 구매한 중국 IT기업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화웨이 반도체는 성능이 불안정하고 활용하기도 어렵다”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가 필수적인데 코딩 자체가 불완전하게 이뤄져 오류가 발생한 이유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개발자는 소프트웨어가 잦은 충돌을 일으켜 인공지능 연산 결과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단점도 지적했다.
화웨이는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소프트웨어 오류를 해결하는 전담팀을 구성해 파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를 근본적 해결 방식으로 보기는 어렵다.
대형 IT기업 바이두의 전직 직원은 화웨이가 이처럼 고객사들과 원활히 소통하며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그러나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 수가 늘어날수록 사후 대응 여력에는 한계가 커질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화웨이가 반도체 생산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급 부족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시했다.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는 SMIC 파운드리 미세공정에서 생산된다. SMIC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 규제로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구형 반도체 장비를 여러 번 활용하는 방식으로 미세공정을 구현하는데 이는 반도체 수율과 생산성 등 측면에서 많은 약점을 안고 있다.
파이내셜타임스는 “엔비디아를 대체하겠다는 화웨이의 야심이 소프트웨어 버그에 발목을 잡혔다”며 “그럼에도 화웨이 제품의 수요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