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사장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내년에 대우건설 매각작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더욱 커졌다.

  박창민, 대우건설 매각 결정으로 주가부양 부담 더욱 커져  
▲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주택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대우건설은 주택이 아닌 부문에서 중장기적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박창민 사장이 내놓을 중장기 경영전략 방향성, 산업은행의 지분매각 계획에 따라 대우건설의 투자매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은 원래 강점을 지녔던 해외사업에서 저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내 주택사업을 통해 이를 만회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경기가 살아난 2014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대우건설은 3분기에도 주택시장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3분기 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은 19.3%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다.

반면 해외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7.5%로 지난해 3분기의 -4.3%보다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앞으로 주택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새로운 요인을 찾아야 한다.

김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2011년부터 연간 2만 세대 내외의 분양을 공급해 주택부문에서 연평균 23%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며 “2017년까지 주택부문에서 성장이 가능하지만 기저가 높아서 다른 건설사보다 성장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국내 주택시장이 공급과잉과 이에 따른 규제강화의 영향으로 성장정체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대우건설이 해외사업에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현재 손실을 내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들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해외사업에서 흑자를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외 주택사업에서도 점차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신도시 1차 분양을 진행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주택부와 신도시 개발협약도 맺었다.

그러나 박 사장이 해외사업 경험이 거의 없어 해외사업에서 어느 정도 도약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 사장은 취임하기 전부터 해외사업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박 사장이 11월 초 실시하는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자신이 강점을 지닌 주택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출신으로 두 차례나 한국주택협회장을 지내는 등 주택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매각하기로 했다. 내년 초에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