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고체전지 열화현상 억제 모식도(위)와 탄소도전재 설계 변경에 따른 출력 성능 개선. <한국전자기술연구원>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전고체 전지의 양극 내 활물질 함량이 증가할 때 발생하는 전극 특성 저하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하는 도전재 제어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를 채우고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전지다. 폭발 위험이 없어 안전성을 보장하면서도 기존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이차전지 후보로 조명받고 있다.
또 전고체 전지의 고체 전해질은 전극 내 양극활 물질, 도전재, 바인더 등의 소재와 혼합돼 있기 때문에, 활물질 함량을 최대화(고체전해질 함량 최소화)한다면 전지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ETI 차세대전지연구센터는 전극 내 양극 활물질 함량을 세계 최고 수준인 90%로 높였을 때, 발생하는 전지 출력과 수명 특성 저하의 원인을 정밀 분석했다.
조우석 박사(수석연구원) 연구팀에 따르면 전극 내 활물질 함량이 증가하면 고체 전해질의 상대적 부피가 줄게 된다. 이 경우 고체 전해질 영역 내 분포돼 있는 구형 탄소 도전재 입자가 이온 전달을 방해함과 동시에 전해질과 탄소의 접촉 면적을 넓혀 산화 반응을 일으켰다.
특히 연구팀은 고체 전해질의 산화 현상이 전극 저항을 증가시켰으며, 궁극적으로 전지의 열화를 유발한다는 메커니즘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KETI 연구진은 이 같은 전지 성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구형이 아닌 선형의 탄소 도전재를 적용, 활물질 함량비가 매우 높은 경우에도 전해질과 탄소의 접촉 면적을 최소화하고, 이온 전도 시 유효 경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최신호(2024년 7월)에 게재됐다.
조 박사와 김현승 박사(선임연구원)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고에너지 밀도의 양극을 위한 활물질 구성의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전극 내 핵심 소재들이 최적의 조합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연구진은 향후 국내 전고체 전지 상용화에 지속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