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결제대행기업인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티엘이 한국 IT기업에 대한 투자를 넓히고 있다.
그는 페이팔에서 손을 뗀 뒤 투자가로 변신해 페이스북 창업 투자로 10억 달러의 수익을 얻었다. 이런 ‘대박신화’를 한국에서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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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티엘 클라리엄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 |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터 티엘이 한국 IT기업 픽셀플러스의 지분 3%를 100억 원에 사들였다.
픽셀플러스는 이미지센서 및 카메라모듈 개발 및 제조기업이다. 2005년 12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대규모 적자의 여파로 2009년 5월 상장폐지된 기업이다.
티엘은 내년으로 예정된 픽셀플러스의 코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픽셀플러스의 현재 기업가치는 3천억 원 가량으로 추산되지만 코스닥에 상장되면 그 가치가 5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티엘의 한국 IT기업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티엘은 지난해 6월 ‘진대제 펀드’로 유명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컨소시엄인 프레스토와 함께 반도체장비기업인 한미반도체에 모두 440억 원을 투자했다. 전체 투자금액 가운데 15% 정도가 티엘의 몫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엘은 이 투자를 통해 상당한 차익을 얻었다. 티엘 등은 440억 원 중 251억 원을 한미반도체 지분 9.9%을 매입하는데 사용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투자한지 딱 1년 만에 50%의 차익을 봤다.
티엘 등은 한미반도체 지분을 매입하면서 189억 원의 교환사채도 함께 인수했는데 이 교환사채를 앞으로 매각할 경우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티엘과 스카이레이크 등이 한미반도체의 성장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만큼 교환사채는 당분간 보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티엘이 한국 IT기업에 투자를 시작한 지 불과 1년여의 시간이 흘렀을 뿐이지만 미국 벤처투자업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거물’로 통했다.
티엘은 창업한 페이팔을 2002년 이베이에 15억 달러에 매각하면서 막대한 돈을 손에 쥐었다. 이 자금으로 헤지펀드 클라리엄캐피털매니지먼트와 벤처투자회사 파운더스펀드를 설립해 벤처사업가에서 투자가로 변신했다.
티엘은 파운더스펀드를 통해 2004년 페이스북이 창업할 때 5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는 지난해 페이스북이 나스닥에 상장되자 지분 일부를 매각해 1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는 아직도 페이스북 주식 5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티엘은 IT기업 투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품고 IT기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오고 있다. 그는 2012년 미국에서 IT주 버블론이 일었을 때 “오늘날 IT산업에 버블의 주요 요소가 빠져 있다”며 “사람들이 기술주에 더 관심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티텔이 투자한 IT기업으로 페이스북뿐 아니라 링크드인, 야머, 슬라이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