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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대전] 4대 금융지주 주총 이슈 '사외이사', 당국 압박에 다양성 강화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03-06 16: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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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24년 3월 주주총회 시즌이 역대급 열기로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거센 가운데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 등의 주주 제안이 봇물을 이루고,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표 대결도 예상된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확대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추가 지원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곳곳에서 전운이 감도는 ‘벚꽃 주총’ 이슈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3월 주총대전] 4대 금융지주 주총 이슈 '사외이사', 당국 압박에 다양성 강화
▲ 2024년도 4대 금융지주 주주총회의 최대 이슈는 사외이사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4대 금융지주 주주총회의 최대 이슈로는 '사외이사'가 꼽힌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은 그동안 사외이사의 ‘거수기’ 역할, ‘셀프연임’ 등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에 이어 금융당국까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에 압박을 가하면서 올해 3월 주총에서는 금융지주 사외이사진 변화가 예고됐다.
 
6일 4대 금융지주의 3월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살펴보면 올해 신규 사외이사에 여성 후보를 대거 추천하고 이사회 인원을 늘렸다.

금융감독원이 2023년 12월 은행지주 및 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사외이사의 성 다양성, 인원 수 등에서 선진국보다 미흡하다고 지적한 점을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주주환원과 더불어 사외이사 구성 등 지배구조 문제 등을 두고 적극적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3월 주총을 앞두고 4대 금융을 비롯한 국내 7개 금융지주에 관련 서한을 보냈고 JB금융지주에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올해 4대 금융은 특히 여성이사 비율 확대를 통한 다양성 강화에 힘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여성 사외이사가 이미 3명(42.8%)인 KB금융을 제외하고 신한, 하나, 우리금융은 모두 올해 신규 사외이사로 여성 후보를 1~2명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4일 송성주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추천하면서 여성이사를 한 명 더 늘리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송성주 이사가 합류하면 KB금융과 함께 이사진에 여성 사외이사가 3명이 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이번에 여성 사외이사를 각각 2명으로 증원한다.

하나금융은 기존 원숙연 이화여대 교수에 더해 여성인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후보로 올렸다. 우리금융은 기존 여성 사외이사인 송수영 이사가 임기만료로 퇴임하고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등 2명의 여성이사를 새로 추천했다.

지난해 KB금융을 뺀 신한, 하나, 우리금융 세 곳이 모두 여성 사외이사 수를 늘리지 않고 기존 그대로 유지했던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4대 금융의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간보고서를 보면 사외이사 후보군에서도 여성 후보를 늘리려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최근 3년 동안 사외이사 후보군에 여성 후보를 3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후보군 여성 비율이 2019년 12.5%에서 2023년 41%까지 높아졌다.

다만 4대 금융 이사진에서 여성 사외이사의 비율을 따져보면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은 현재 여성 이사 비중이 42.8%로 가장 높다.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여성 이사가 추가되면 이사회 전체에서 여성 비율이 33.3%가 된다.

반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올해 여성 이사를 늘려도 이사회 여성 비율은 각각 28.5%, 22.2%에 그친다.
 
[3월 주총대전] 4대 금융지주 주총 이슈 '사외이사', 당국 압박에 다양성 강화
▲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EU) 대사가 2022년 10월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 기업과 사회의 전략적 선택' 포럼에서 유럽연합 국가들의 여성 이사 할당제 시행 사례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연합이 2022년 채택한 ‘여성 이사 할당제’의 기준인 33%에 미치지 못한다.

금융지주들이 올해 여성 이사 후보를 늘리고 전체 이사회 인원 수 확대도 추진하지만 교체 폭을 최소화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셀프연임 비판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4대 금융은 모두 사외이사 9명을 새로 추천했다. 이 가운데 7명은 임기만료 또는 사임에 따라 반드시 교체해야 하는 자리를 채우게 된다.

KB금융은 임기 5년을 다 채운 김경호 사외이사 1명이 물러나고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명을 새로 추천했다.

하나금융은 신규 사외이사 4명을 추천했지만 이사 3명의 임기가 끝났다. 사외이사 인원을 1명 늘리는 것을 고려하면 기존 이사 5명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는 셈이다.

우리금융도 사외이사 2명이 새롭게 합류하고 기존 5명은 재선임된다. 신한금융은 전체 사외이사 인원 9명 가운데 7명을 재선임한다.

성 다양성 외에 사외이사 전문성 확보도 4대 금융 사외이사의 개선 과제로 평가된다.

사외이사진 변화 노력에도 4대 금융 사외이사진의 전·현직 교수 비중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4대 금융이 올해 새롭게 추천한 여성 이사를 봐도 4명 가운데 3명이 교수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3월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신한금융 정기 주총일은 3월26일이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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