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4-03-04 13: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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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오롱글로벌이 비주택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이 비주택부문 수주를 늘려가며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올해부터 미래 청사진을 그려갈 오너4세 이규호 부회장 체제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 김 사장은 비주택 다각화를 통해 코오롱글로벌의 성장기반을 갖추는데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코오롱글로벌이 최근 발표한 연간 경영실적 IR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부문 신규수주에서 비주택사업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부문이 주택사업과 비주택부문인 건축사업, 토목사업, 환경·플랜트·해외사업 등으로 나뉜다.
▲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비주택부문 확장을 통한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3조970억 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전체 규모로 보면 2022년 3조6569억 원보다 15.3% 감소해 2021년(3조614억 원)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전체 수주 규모는 줄었으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주택 이외로의 사업다각화라는 김 사장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비주택부문에서 전체의 절반이 넘는 1조6412억 원의 새 일감을 확보했다. 2022년 비주택부문 신규수주 1조1278억 원과 비교하면 45.6% 증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건축사업에서 5465억 원, 토목사업에서 3545억 원, 환경·플랜트·해외사업에서 7402억 원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평택 사무동 건설공사(3945억 원), 삼성전자 고덕 공공폐수처리시설 건설공사(1371억 원),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 건설공사(529억 원), SK하이닉스 광역상수도사업(295억 원) 등이다.
지난해 주택사업 신규수주가 1조4558억 원으로 전년보다 42.4%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비주택부문 신규수주에 크게 집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주택부문 수주잔고도 2021년 2조 원에서 2022년 2조2천억 원, 지난해 2조5천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2021년 10월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에 내정된 뒤 2년 연속 신년사를 통해 비주택부문 강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주택부동산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지난해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주택부문에 편중한 사업구조를 다변화해 사업의 주요 축으로 정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기준 건설부문 매출이 전체 80.7%를 차지하고 건설부문 가운데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68.6%이다. 여전히 실적 측면에서는 주택사업의 의존도가 큰 편인 셈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1월 수입차유통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시공 중심 건설사업을 넘어 신재생에너지사업과 개발사업, 신사업을 키우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이 역시 큰 틀에서 비주택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육상과 해상풍력사업을 키우고 풍력 기반의 전력 및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친환경사업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경주, 태백 가덕산, 양양 만월산 등에서 6개, 모두 147.9MW(메가와트) 규모의 풍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4개,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 21개를 보유하고 있다.
개발사업으로는 공동시행, 자체사업 등을 확대하고 수처리와 폐기물사업을 중심으로 한 환경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지니고 있다.
3월28일 열릴 제6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공공하수도관리대행업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도 의결한다.
코오롱글로벌은 매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신규수주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아직 올해 목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으나 비주택부문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최근 3400억 원 규모의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을 수주하며 지난해에 이어 비주택부문을 확대하고 있다”며 “비주택부문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주택 매출 공백을 만회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비주택부문 강화 전략은 코오롱그룹의 리더십 전환과 함께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그룹이 장기적으로 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한 밑그림을 그릴 오너4세 이규호 부회장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코오롱그룹 인사에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이규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말 이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에 오너4세 경영을 본격화한 것이다.
▲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이규호 부회장(사진)이 지주사 전략부문 대표에 오르며 각 계열사들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승진과 함께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코오롱은 지원부문의 안병덕 대표이사 부회장과 전략부문의 이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 사업분야의 안정적 운영을 담당하는 지원부문은 ‘41년 코오롱맨’인 안 부회장이 총괄하면서 그룹의 미래가치 제고와 사업 혁신을 주도하는 전략부문은 이 부회장이 담당한다. 오너4세의 경영승계 작업에 잔뼈 굵은 전문경영인이 도움을 주는 그림이다.
이 부회장이 그룹 미래 사업을 본격적으로 이끌게 되면서 코오롱그룹 각 계열사도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강조하고 있는 비주택부문에 탄력이 붙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글로벌 이사회에도 합류하게 된다. 3월 코오롱글로벌 정기 주총을 거쳐 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한다.
이 부회장은 2021~2022년 2년 동안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부문은 다르지만 코오롱글로벌에 몸담았던 만큼 건설을 포함한 여러 내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진다.
코오롱글로벌 이사회는 “이 후보자는 코오롱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10여 년 동안 다양한 직군의 근무한 경험이 있다”며 “회사 내부사정에 정통하고 조직에 관한 높은 이해도를 지닌 만큼 지속성장을 위한 지도력 및 경영능력의 발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추천사유를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