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이 말레이시아 기업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중국과 동남아시장 외에도 유럽·미국 기업까지 인수합병의 보폭을 넓힐 뜻을 나타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동남아사업을 확대하며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물류기업을 목표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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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
박 사장은 CJ대한통운의 싱가포르 자회사 CJ코리아익스프레스를 통해 말레이시아 2위 물류회사인 센추리로지스틱스 지분 31.4%을 인수하며 현지 1위 물류사업자에 올라섰다.
또 동남아 1위 전자상거래기업인 라자다그룹과 한국발 상품에 대한 국제특송 계약을 맺었다.
라자다그룹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6개국에서 라자다라는 단일 브랜드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라자다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한국상품들의 국제특송을 맡게 됐다.
박 사장은 20일 CJ인재원에서 라자다그룹과 계약을 맺은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CJ대한통운은 한국 1위 물류기업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12일 이뤄진 CJ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총괄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직급이 높아진 만큼 박 사장의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중국대표 출신으로 2006년부터 CJ중국본사 대표를 역임해 왔다. 박 사장이 올해 초 CJ대한통운 공동대표에 취임하면서 CJ대한통운이 중국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여겨졌다.
박 사장은 7월 중국 3대 가전회사 TCL의 물류회사인 스피덱스 지분 50%를 811억 원에 인수하면 중국 물류사업을 강화했다.
박 사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국을 넘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박 사장은 유럽과 미국에서 기업인수에 나설 뜻을 보였다.
박 사장은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국, 동남아 기업인수로 늘어나는 매출은 3천억~5천억 원으로 2020년 매출 27조 원 달성에 한계가 있다”며 “세계적인 가치사슬을 보유한 유럽이나 미국의 초대형 기업을 인수해야 매출이 1조~2조 원 늘어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조2천억 원 규모의 싱가포르 물류회사 APL로지스틱스 인수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속수감 등 오너리스크로 의사결정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이 회장이 8월 광복절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돼 대규모 인수합병 거래를 추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