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자산운용자금과 전문인력을 한화자산운용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금리 때문에 자산운용 수익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화자산운용을 앞세워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해외대체투자의 비중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한화자산운용 키워 해외 대체투자 확대  
▲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자산운용을 지휘하는 증권운용사업부를 한화자산운용에 넘기는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원화된 자산운용체계를 자산운용 업무에 특화된 한화자산운용으로 합치는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10월 이사회에서 의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운용자산의 일부도 한화자산운용에 맡겼다. 유가증권 운용자금 58조 원을 한화자산운용에 넘기기로 한 뒤 50조 원을 이미 이관했고 남은 8조 원도 이른 시일 내에 넘기기로 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전문성을 확보한 뒤 한화생명의 자산을 바탕으로 해외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6월 말 기준으로 자산규모가 84조 원인데 자산규모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 가운데 2위다.

보험회사는 업종 특성상 장기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대체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부담을 해외대체투자로 극복하려 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상반기에 개별기준으로 순이익 2625억 원 거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9% 줄었다. 운용자산수익률은 4%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안정성이 담보된 대출 등으로 자산운용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올해 말에 해외자산의 비중이 18%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해외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화생명에서 3년 동안 대체투자 사업부장을 맡은 데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는 사모펀드(PEF)인 칼라일 코리아의 대표를 지내 대체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김 대표는 5월 취임한 뒤 중국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확보하는 등 해외투자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화자산운용은 싱가포르와 중국, 미국에 현지법인을 보유하게 됐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아시아를 공략하고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거점을 중심으로 해외대체투자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