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이 올해 해외수주 다각화에 힘을 싣는데 든든한 뒷바람을 만났다.

정부가 스마트시티 수출사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삼성물산의 스마스티티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해외수주 다각화에 순풍 만나나, 스마트시티 힘 싣는 정부에 반색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정부의 스마트시티 수출사업 지원에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스마트시티’에 본격적으로 지원을 강화할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삼성물산에서는 오세철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신사업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영역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에 건설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에 힘입어 국내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겼다.

삼성물산의 2023년 호실적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터널 등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서의 매출 본격화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대규모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국책 사업 가운데 하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박람회인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 국내 건설사 가운데는 최초로 참가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행사를 통해 △재생에너지와 ESS 등 에너지 솔루션 △바이오가스 △모듈러 △스마트 물류 △홈 플랫폼 △빌딩 플랫폼 등 스마트시티 구현에 필수적인 핵심 솔루션 6가지를 선보였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시나르 마스 랜드(Sinar Mas Land)’와, 올해 1월에는 인도 뭄바이광역개발청(MMRDA)와 스마트시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삼성물산의 스마트시티 관련 수주활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삼성물산은 스마트시티 사업 관련해 사우디 현지 모듈러 생산공장 설립으로 역내 대형 프로젝트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인도네시아 스마트시티 개발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미래 도시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향한 국토부 지원도 제대로 힘을 받을 분위기로 보인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16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원팀 코리아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의 해외건설은 최초 진출 이후 60년 가까이 흘렀으나 수주 패턴이 과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라며 “늘어나는 인구에 따른 도시개발에 한국의 ‘스마트시티’를 수출해 우리의 주력 해외건설 패러다임을 바꿔보자”고 말했다.

박 장관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스마트시티 건설수주 지원정책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박 장관은 한동안 정치인, 학자 출신이 장관을 맡아온 국토부에서 10여 년 만에 임명된 국토부 관료 출신으로 ‘실무형’ 장관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 장관은 오랜 기간 스마트시티 수출에 공을 들여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시절 쿠웨이트, 인도, 미얀마 등을 직접 다니며 한국의 스마트시티 건설 수출을 위해 활동했다.

박 장관은 LH 사장이던 2018년 8월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에게 “스마트시티는 원전 수출보다 훨씬 부가가치가 크다”며 “스마트시티는 국내산업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 중요한 테마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장관의 스마트시티 해외수주 강화 방침을 놓고 삼성물산도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16일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이경수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은 박 장관의 발언을 놓고 “과거의 도급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사업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개발 방식을 도입한 사업 방식이 전환돼야 하는 시점에 와 있고 나아가 정책과 민간의 자금이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확대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