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저축은행의 토지담보대출(토담대) 대손충당금이 기존보다 1.5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토담대에 대규모 부실이 우려된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준’으로 대손충담금을 쌓으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토지담보대출 대손충당금 급증 전망, 금융당국 부실 우려에 대응

▲ 저축은행의 토지담보대출 부실 우려에 금융당국이 '일반 기업대출 수준'이 아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수준'으로 대손충담금을 쌓으라고 저축은행에 지시하면서 기존보다 충당금 규모가 1.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뉴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2023년 저축은행업계의 토담대 규모는 약 15조 원 규모다.

토담대는 부동산 PF 사업에서 시공과 인허가가 이뤄지기 전 자금을 조달하는 브릿지론과 사실상 유사한 것으로 운영돼 왔다. 다만 브릿지론과 단계는 같지만 ‘일반 기업대출’로 분류돼 충당금 적립률이 낮았다.

저축은행 감독규정에 따른 일반 기업대출에 대한 충당금 최소 적립률은 정상 0.85%, 주의필요 7%, 고정 20%, 회수의문 50%, 추정손실 100%다.

PF 대출 충당금 최소 적립률은 정상 2%, 주의필요 10%, 고정 30%, 회수의문 75%, 추정손실 100%로 이보다 높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업권의 손실흡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금융당국은 토담대에 대해서도 PF 대출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지도한 적 있다.

토담대 충담금을 ‘PF 대출 수준’으로 취급하게 되면 저축은행들은 이를 ‘일반 기업대출’로 다룰 때보다 충당금을 약 50% 늘려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약 80개 저축은행의 2023년 3분기 경영공시를 취합한 결과 2023년 9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대출채권을 자산건전성에 다라 분류하면 정상은 5조7300억 원(51.4%), 주의필요 4조7144억 원(42.3%), 고정 6106억 원, 회수의문 398억 원(0.36%), 추정손실 566억 원(0.5%)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토담대 전체 규모 약 15조 원에 3분기 자산건전성별 충담금 적립규모를 대입해 ‘일반 기업대출 기준’으로 추산하면 기존에는 저축은행 업계가 7762억 원의 충당금을 쌓아두면 됐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충담금이 ‘PF 대출 기준’으로 강화되면 저축은행들은 충당금을 약 1조1504억 원, 즉 기존보다 약 1.5배 더 적립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에 저축은행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KB·하나·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KB저축은행은 906억원 순손실을 내 2022년 218억 원 순이익에서 2023년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도 각각 2023년 132억원, 491억원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