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노트북 탑재 '5나노 반도체'는 중국 기술력 아니었다, TSMC 재고 추정

▲ 화웨이 신형 노트북에 적용된 5나노 기반 프로세서가 대만 TSMC의 생산 제품으로 확인됐다. 화웨이가 개발한 노트북용 프로세서 홍보용 이미지. <화웨이>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의 신형 노트북에 5나노 미세공정 기반 프로세서가 탑재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지만 이는 중국의 기술로 생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시행 이전에 화웨이에 공급했던 5나노 반도체 물량 재고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5일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 분석을 인용해 “화웨이 노트북 칭윈L540을 분해해 본 결과 2020년 TSMC에서 제조된 5나노 반도체를 탑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말 자체 개발 운영체제를 적용한 업무용 노트북 칭윈L540를 출시했다.

최근 중국언론을 중심으로 해당 제품에 5나노 공정을 활용해 생산된 프로세서가 적용되어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글로벌 IT업계는 물론 미국 정치권에서도 큰 이목을 끌었다.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가 자체 기술로 5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확보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선보인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처음으로 SMIC의 7나노 공정에서 생산된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해 출시했다.

이는 중국 반도체기업이 미국 정부의 규제를 극복하고 반도체 기술 발전에 빠르게 성과를 낸 사례로 나타나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만약 SMIC가 7나노보다 앞선 공정인 5나노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테크인사이츠는 화웨이 신형 노트북의 프로세서가 2020년 3분기경 생산된 제품으로 TSMC 5나노 공정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TSMC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반도체 수출규제 대상에 포함하기 전까지 프로세서 등 제품을 위탁생산해 판매했는데 당시 공급된 물량의 재고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만약 일부 전문가 예상대로 SMIC가 5나노 반도체를 제조했다면 이는 수 개월 만에 이뤄낸 상당한 기술적 성과로 평가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SMIC를 포함한 중국 반도체기업이 7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기술을 확보할 수 없도록 ASML 등 반도체 장비기업의 대중국 수출 제한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SMIC가 7나노 반도체 생산에 성공했지만 이는 구형 장비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대량 생산에는 한계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강도 높은 반도체 규제를 다수 적용했음에도 기술 발전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 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른 시일에 화웨이와 SMIC 등을 대상으로 하는 더욱 엄격한 제재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