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매도 금지조치 이후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2차전지주에 대한 냉철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 커버링'(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 효과가 사실상 끝난 만큼 펀더멘털이 유효한 종목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조언이 나온다. 
 
'공매도 금지' 후폭풍 2차전지주 냉온탕 진정세, 증권가 "펀더멘털 접근할 때"

▲ 14일 2차전지주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며 국내증시 강세를 이끌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초 이후 약세를 이어왔던 2차전지주 주가가 이날은 강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5.17%) 주가가 5% 이상 오르면서 3일 만에 시가총액 100조 원을 회복했다. 포스코홀딩스(4.31%), 삼성SDI(4.32%), 포스코퓨처엠(7.65%) 등 2차전지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시 오름세를 이끌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9.69%), 에코프로(5.96%)를 비롯한 에코프로 그룹주와 엘앤에프(6.07%) 등 주가가 일제히 5% 이상 상승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히 2차전지에 대한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을 국내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며 “최근 하락폭 확대와 전날 테슬라 상승의 후광효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날 테슬라(4.22%)를 비롯한 전기차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전기차 밸류체인인 2차전지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러한 가운데 공매도 금지 방침이 재확인되자 숏 커버(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것) 물량이 더해지면서 상승세에 힘을 더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차전지는 공매도 금지조치 이후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주 초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 커버 기대감으로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으나 이후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날에는 그 동안의 하락세가 과하다는 인식과 투자심리 개선으로 급등흐름을 나타냈다. 
 
'공매도 금지' 후폭풍 2차전지주 냉온탕 진정세, 증권가 "펀더멘털 접근할 때"

▲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매도 금지와 관련한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당초 기대와는 달리 공매도 금지조치에 따른 숏 커버링 효과는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9일 기준 코스피지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금액 비중은 0.58%로 금지 전인 3일(0.62%)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코스닥의 경우도 1.53%로 3일(1.57%)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공매도 잔고는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지만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된 상황 속에서 급하게 상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의 변동폭이 매우 미미하다”며 “숏 커버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겠으나 지난주 주식시장의 반응을 본다면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사실상 숏 커버링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공매도 금지 관련, 대차잔고 증가 상위주는 2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돼 있고 이들 종목에 대한 순매도는 펀더멘털의 개선이나 글로벌 주식시장의 분위기 개선 없이 전환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