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드라마 ‘연인’으로 모처럼 미소? IPO 꼬인 실타래에 커지는 속앓이

▲ 드라마 ‘연인’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운데 웨이브에서만 공개 중이다. 웨이브에 따르면 연인은 파트2 공개와 동시에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사진은 연인 포스터.

[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드라마 ‘연인’으로 모처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웃지 못하고 있다.

작품 흥행이 수익으로 직결되는 부분이 다소 제한적인 가운데 전환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이유였던 기업공개(IPO)를 뒤로 미루고 불리한 조건으로 채권 만기 연장을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어서다.

29일 콘텐츠업계에서는 웨이브가 내년 11월28일로 정해진 사채만기일을 결국 연장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웨이브 관계자는 “전환사채는 합의하에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며 “기업공개와도 관련된 이슈기 때문에 투자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상환일이 1년 넘게 남았음에도 만기 연장에 대한 얘기가 벌써 나오는 이유는 전환사채에 붙어 있는 조건 때문이다.

웨이브는 현재 기업공개 의무를 안고 있다.

웨이브는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2천억 원 규모의 5년 만기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투자 유치 조건은 5년 이내 IPO 성사 였다. 내년 11월까지는 상장을 완료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 11월까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웨이브는 기업공개를 위한 주관사 선정이나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제출 등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제출까지 한 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웨이브가 내년 상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만약 웨이브가 기업공개를 진행하지 않으면 사채만기일인 2024년 11월28일 상환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만기 상환 시 주식 미전환 사채의 권면총액과 이에 대한 연복리 3.8%가 적용된 이자를 더해 일시 상환해야 한다.

웨이브에 따르면 원금 2천억 원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권면총액 2천억 원에 대해 5년 만기로 연복리 3.8%를 적용하면 이자만 400억 원 안팎이다. 웨이브는 만기에 2400억 원 정도를 일시 상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영업손실 1213억 원을 기록한 웨이브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웨이브가 기업공개를 포기하고 만기 연장을 선택한다 해도 현재보다 불리한 조건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공개를 진행할 수도, 사채를 일시 상환할 수도 없는 웨이브로서는 투자자에 끌려갈 수 밖는 처지다.

웨이브가 내년 이후라도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급선무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웨이브 드라마 ‘연인’으로 모처럼 미소? IPO 꼬인 실타래에 커지는 속앓이

▲ 웨이브가 드라마 연인으로 신규 유료 가입자 수를 늘렸다고는 하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 답답한 상황이다. 구독자 ‘락인효과’를 위해서는 킬러콘텐츠를 계속 내놔야 한다. 하지만 연인 이후로 구독자를 잡아둘 만한 오리지널 작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웨이브 애플리케이션>


드라마 연인은 OTT 가운데 웨이브에서만 공개 중이다.

웨이브에 따르면 연인은 파트2 공개와 동시에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연인을 보기 위해 웨이브에 가입한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연인 파트2는 공개 이후 시청 시간에서도 1위에 올랐다. 파트2 뿐만 아니라 파트1도 각 회차 시청 시간이 평균 100~300% 증가했다.

파트2를 보기 위해 파트1 정주행을 시작했거나 ‘N차 시청’하는 구독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킬러콘텐츠’가 없던 웨이브로서는 연인이 ‘가뭄의 단비’같은 작품인 것이다.

하지만 MBC에서 동시방영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웨이브에서만 시청이 가능했다면 구독자를 끌어모으는 데 있어 좀 더 유리했을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웨이브는 올해 9월 기준으로 토종 OTT들 가운데 가장 낮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422만 명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는 532만 명, 티빙은 512만 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를 각각 기록했다.

웨이브가 드라마 연인으로 신규 유료 가입자 수를 늘렸다고는 하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 답답한 상황이다.

구독자 ‘락인효과’를 위해서는 킬러콘텐츠를 계속 내놔야 한다. 하지만 연인 이후로 구독자를 잡아둘 만한 오리지널 작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SK스퀘어는 올해 2분기 실적자료에서 웨이브 이용자 저변 확대를 위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IVI)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고 사업 제휴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