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61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과 비교해 18.9% 증가했다.
3분기만 살펴봐도 순이익 1115억 원을 거두며 2022년 3분기보다 2.3% 증가했다.
KB증권은 이번 3분기 호실적을 두고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탁수수료 확대와 소매채권 중심 자산관리(WM) 금융상품 판매 증가, 투자은행(IB) 부문의 인수금융 수수료 수익이 큰 도움이 됐다”며 “소매채권 중심으로 자산관리 금융상품 판매 증가와 전사적 비용관리 노력으로 3분기 순이익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KB금융그룹은 2년의 임기와 1년을 연임시키는 방법으로 계열사 대표직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박 사장은 2019년 선임된 뒤 2021년 연임, 2022년 재연임, 2023년 3연임에 성공하며 KB증권을 이끌었다.
이번 KB증권의 호실적은 거시경제 불안 속에서 나온 결과라 더 눈길을 끈다.
최근 미국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으며 최근 몇 달의 좋은 경제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를 향해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 구축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그 수치가 얼마나 지속할지 어느 시점에 인플레이션이 안정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2023년이 끝나가는 10월까지도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가 꾸준히 올라 증시도 불황을 겪었고 이에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도 크게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KB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18%대 성장을 달성한 것이다.
▲ KB증권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61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과 비교해 18.9% 증가했다.
KB증권의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실적 위축을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가 하락과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 평가손실이 올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여겨진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5천억 원 미수금 사태로 실적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일 영풍제지 미수금이 알려지자 23일까지 키움증권 주가가 약 20%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주가 부양을 위해 약 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으로 25일 약 8만 원까지 주가가 상승했었지만 26일 다시 7만 원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경쟁 증권사들이 실적 겨울을 보내고 있을 때 KB증권은 실적 훈풍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박 사장은 올해 12월 말을 끝으로 임기를 마치게 된다. KB금융그룹 안에서 이례적인 3연임을 이뤄낸 가운데 회장 교체 이후 변화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11월 정례회의를 통해 라임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하는데 연임 여부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게 되면 임기를 마친 이후 3~5년 동안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