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중국 수출 제재로 중국의 자체 AI칩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일 “미국 상무부 17일 반도체 수출 통제 규정에 대한 또 다른 추가사항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독자적인 인공지능 칩 개발을 서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인공지능 칩 수출 제재로 중국 화웨이 알리바바 자체 칩 개발 가속화

▲ 미국의 인공지능 칩 대중국 수출 제재가 화웨이,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의 자체 인공지능 칩 개발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상무부는 17일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상무부는 새 통제 조치에서 인공지능 칩에 대한 ‘성능 밀도’ 기준을 추가하고 내부 통신 속도 기준을 제외했다. 이에 따라 기술적으로 제재를 우회하는 것을 차단하면서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 칩인 A800, H800의 중국 수출이 막힐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대형 기술기업인 바이트댄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그동안 엔비디아 인공지능 칩에 전적으로 의지했는데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당분간 A800, H800을 대량으로 수입해 재고를 비축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1월16일 제재가 실행되기 때문에 아직 구입할 수 있는 시간이 한 달가량 남아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인공지능 칩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알리바바의 반도체 사업부 핑터우거는 주문형 반도체(ASIC) 분야에 뛰어들었으며 화웨이는 올해 9월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Ascend) 910’을 발표했다.

화웨이는 8월 말 7나노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를 공개해 미국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7나노 반도체 생산은 중국 SMIC가 맡았는데 아직은 기술력이 부족해 수율(완성품 비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기술 완성도를 높일 가능성은 남아있다.

트렌드포스는 “미국의 추가 제재는 중국 학술 및 연구기관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하고 중국 기업들이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부터 인공지능 훈련 자원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구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또 엔비디아는 A100 또는 H100 인공지능 서버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구독 및 임대 서비스 사업모델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